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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서 보내는 정치인들의 '시간'
김석일 기자 | 승인 2019.12.11 18:58

2019년의 끝자락이다.

시내 곳곳이 차가 막히고, 음식점 안에는 사람들이 붐빈다. 참으로 오랜 만에 보는 반가운 광경이다.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2019년을 그냥 보내기에는 다소 아쉬운가 보다. 서로의 얼굴을 보고, 가족의 안부를 묻고, 함께 행복을 기원하며 2020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연말이다.

일반인들이 송년회를 열고 한 데 모이는 목적은 한 해 동안 열심히 살아 온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내년에 보다 나은 삶을 기원하는데 있다.

안산지역에서도 매일 4~5곳에서 송년회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그곳에 가보면 꼭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다. 바로 그 지역에서 당선된 정치인이다. 혹시 해당 지역구가 아니더라도 그 정치인과 긴밀한 관계의 인물이 임원으로 있는 행사장에도 어김없이 정치인들은 자리를 앉아 있다.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송년회와 정치인들에게 있어 송년회는 좀 다른 의미인 것 같다. 그저 얼굴을 잠시 비치면서 “나 왔다 갔어요!”라는 무언의 외침이 바로 그들의 목적인 듯하다.

안산시장, 시의장,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내년 총선 출마 후보자들까지 서로 경쟁하듯 연말 송년회를 방문하고 있다. 심지어 스케줄이 밀려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지 못한 경우도 다반사다.

그들이 치열하게 송년회 등 행사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의 이름 ‘석자’를 알려야 하고, 평소 친분관계를 유지하려면 의리를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최 측은 한국의 정서상 유력 정치인이 참여해야 행사가 좀 더 빛나고, 자신들의 인맥을 과시할 수 있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초대하는 이나 그곳에 방문하는 정치인들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사실이 있다.

실제로 일반인들이 다수 모이는 송년회 행사장에서 그곳을 방문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그들은 얼마나 알까? 그곳에 방문해 인사와 축사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고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정치인들과의 마음과는 사뭇 다르다.

축사를 짧게 하는 정치인이 아마도 그 현장에서는 인기순위 1위 트로피를 차지할 것 같다. 그 만큼 정치인의 축사나 방문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이다. 현장에 오지 않았다고 해서 서운해 하는 이들은 극히 소수다.

하루에 깨어있는 시간 중 3분의 1을 정치인들은 행사장을 오가는 데 쓰고 있다.

추운 날씨 속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리저리 장소를 옮겨다는 정치인들의 고충도 나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차라리 그 시간을 연말에 쓸쓸히 보내는 독거노인을 찾고, 소외된 이웃들을 보듬는 데 사용하면 어떨까?

“그런 봉사활동을 펼치느라 송년회에 가지 못해 죄송하다”는 동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하면 어떨까? 내가 뽑은 정치인을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의 현명했던 선택에 뿌듯해 할 것이다.

다가오는 2020년 4월 15일에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행사장에서 10분 방문해 인사말을 하는 정치인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웃들을 송년회 방문하듯 찾아다니는 정치인 중 시민들은 누굴 선택할까?

그 정답을 정치인들만 모르는 것 같다.

김석일 기자  mo3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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