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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보이스피싱
반월신문 | 승인 2019.11.21 17:55

앳된 얼굴의 여학생이 상담을 왔다. 공소장을 내밀기에 살펴보니, 범죄사실의 요지는 이른바 보이스 피싱 범죄에 현금인출책으로 가담했다는 것이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경험이 전무한 어린 학생이다. 본인은 그저 아르바이트라 하기에 그렇게 믿고 그 위험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범죄 피해 규모가 억대에 이른다. 몰랐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궁색하고, 피해규모가 커서 합의도 쉽지가 않은 사안이다. 실형 선고가 불가피해 보이는데, 이제 막 사회에 나온 학생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일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피해자를 생각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

보이스 피싱 범죄는 주범은 잘 드러나지 않고, 종범만 잡히는 경우가 더 많다. 현금인출책으로 가담하거나, 자기 명의 통장을 제공하여 피해를 확대시키는데, 쉽게 돈을 벌수 있는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현혹되어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제법된다.

주로 사회경험이 없는 어린학생이거나, 은퇴하여 벌이가 없는 노인이거나,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궁박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노려서 파고든다. 발각되면 다들 보이스 피싱인 걸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말을 믿기가 쉽지 않고 해명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이렇게 범죄에 가담한 사정이 밝혀지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고,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 책임도 지게 된다. 피해규모가 수억 원에 이른다면, 구속되어 실형을 사는 것에서 나아가 수억 원의 배상책임까지 져야 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알바든 뭐든 쉽게 돈 버는 일은 없으니 돈을 전달하거나 계좌를 제공하는 일을 없어야 한다.

대출 알선 문자 메세지를 받고 대출을 받고자 계좌정보 등을 제공했다가 당해 계좌가 보이스 피싱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안산지역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피해사례들이 속출했다. 가끔은 하루에도 수건씩 같은 유형의 범죄피해 사례로 상담 전화가 오는 때가 있다. 보이스 피싱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진 것 같지만, 범죄 피해는 여전한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수억 원이 보이스 피싱 범죄를 입은 피해자들은 그래도 사건이 해결되기를 소망한다. 며칠 전엔 전 재산과 다름 없는 돈을 잃었다는 노인 한 분이 찾아왔다. 수사기관을 찾아가도 사실상 수사기관이 사건을 포기한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데, 필자가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가 않다.

한번 당하면, 방법을 찾기가 너무나 어려운 특징이 있다. 보이스 피싱, 나도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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