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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처럼 살았군요
반월신문 | 승인 2019.11.21 11:26

곁에서 함께 하는 사람 중에 늘 바보처럼 나를 바라봐 주고 웃어주고 박수 보내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왜 바보처럼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냥 웃어주고 그냥 박수 쳐 주고 그냥 공감해주는 사람은 바보인가?

주변에 많은 사람 중에 자기에게 공감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잘해도 그냥 그 정도냐고 평가받기 쉬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왠지 나에게만 유독 마냥 오케이 사인을 보내는 사람 그런 사람 앞에 “바보같이 왜 그래” 그런 말도 쉬이 나온다.

바보라는 말에 지금 뭐랬어 하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바보 같다는 말을 잘도 흘러 넘기는 사람 모자람도 없으면서 그냥 그렇게 늘 웃어주고 박수 쳐 주고 미소 지어주고 하면서도 지치지도 않는다. 뭐가 그리 좋기에 저럴까? 아무 이유도 없이 일상생활을 그냥 그렇게 바보처럼 채우는 사람. 믿음과 소망과 사랑 앞에 아무런 대가도 없이 그냥 좋아서 보내는 미소인지 알았는데 어쩌면 그리 태연히도 연기를 잘하는 줄 모른다.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표시나지 않는 그런 사랑이 어디 있으랴 누군가를 위해 바보처럼 산다는 건 참 쉬운거 같으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신이나 가능한 사랑을 감히 흉내 내는 사람이 있을까? 젊어서 사랑해 만나고 오랜 세월 살아가면서 고만할 때까지 무한정 베풀어 온 사랑 이제 그 사랑도 서서히 바닥나 가나 보다. 혼자의 생활도 힘들어지고 이제 바보처럼 자신을 받아주는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점점 없어져 간다는 사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을 그렇게 사랑하며 살기도 쉽지 않을 텐데 무슨 사랑이 넘쳐 그리도 잘 살아왔는지 모른다.

잘하는 거 앞에서 마냥 뽐내고 싶은 걸 다 받아 줄 때 그 기뻐하는 모습 그게 다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나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다 모든 것이 비뚤어지는 날 목까지 올라오는 뭔가를 참으며 살아온 시간 앞에 왜 이리 바보처럼 살았지? 하는 생각과 이제는 선택의 여지 없이 공감도 바램도 없이 동행이 되어버린 생활 앞에 왠지 가슴이 시리고 마음이 아파 오는 그런 시간 앞에 뭔가 우두거니 서 있는 건 자신의 정체감 나만 바보인지 알았는데 나처럼 바보처럼 사는 사람이 참 많다는 걸 알고 다시 바보가 되어버린 사람 얘기를 듣다 보면 어디가 맞고 어디가 틀린지 모르겠지만 삶의 힘들고 어려움을 꾀나 느낀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조건 없이 이해하고 살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내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누구를 그렇게 믿고 아껴주고 웃어주고 공감해주고 박수 쳐 줄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곁에 있는 사람 밖에 없는 거 같은데 곁에 있는 사람은 어느새 바보 같이가 않다. 잘나 보이고 신처럼 얘기하고 잔소리가 많아지고 없는 걱정에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다 염려까지 얘기가 나오면 마음의 문은 닫혀지고 서로 연결고리가 하나둘 사라져 간다. 사랑하지도 사랑받지도 못하는 사이가 되어 버린 그런 사이에 느껴지는 묘한 감정을 잘도 감당하면서 사는 사람도 많은 거 같다.

바보 같은 행동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이가 되어버린 그런 부부들의 얘기가 참 많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는 이야기로 끝나겠지만 실재로 느끼는 감정은 얼마나 더 할까?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만큼이 어디 자로 잰 듯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냥 바보처럼 흉내를 낸다고 될 일도 아니다. 의도적으로 아무리 흉내를 내더라도 받는 사람의 마음이 닫혀 있으면 의미가 없다. 누구에게든 이런 시기는 오는 거 같은데 나만 아니라고 애써 우겨 보지만 그렇지 않다.

살아가면서 오는 신체적 환경적 변화에 많이 서툴러지는 걸 본인만 못 느낀다. 더구나 나이 차이 성격 차이 뭐 이런 걸 다 들면 끝도 없다. 그냥 당신이니까 좋아. 나도 당신이어서 좋아 이렇게만 되면 참 좋은데 어디 그게 말처럼 되지 않는다. 바보처럼 살기도 참 힘들다.

사랑하는 조건이 아무래도 바뀌었나 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막무가내 살지 말고 기다려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오케이 사인을 줄 때까지 아니면 영원히 받지 못할 오케이 사인을 기다리지 말고 나부터 바보처럼 살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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