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여름경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솟던 부동산 시장을 대출 규제가 다소 완화시켰었는데, 이번에는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일 전 적용지역을 발표했으나, 핀센 규제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고 저항이 거센 모습이다. 왜일까.

먼저 적용지역의 선정기준에 대한 논란이 있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의 도화선이 되었던 일부 지역이 적용지역에서 제외된 반면, 서울 강동구 길동 등 분양이 시행되더라도 고가의 분양가가 형성되기 쉽지 않은 지역이 포함되어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여권 유력인사들이 내년 총선 등을 대비해서 그들의 지역구 또는 거주 지역을 제외한 것 아니냐 하는 의혹도 제기된다. 제법 일리가 있다. 정부는 당장 분양을 앞두고 있지 않은 지역을 제외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지정하였다고 밝혔지만, 이를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분양가 상한제를 반대하는 의견은 이로 인해 사실상 서울 재개발 및 재건축이 어렵게 되었다는 점을 꼽는다. 당장 사업성이 낮으니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해질 것이고 이는 신규 주택의 공급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높은 서울 집값이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 본다면, 이러한 주장은 꽤나 설득력이 있다.

분양가를 통제하게 되면, 일명 로또 아파트가 탄생하게 될 것이고, 이는 청약 광풍, 청약 과열로 몰고 갈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분양가 상한제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규 아파트가 공급된다면, 청약에 당첨 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게 되고 이는 로또에 당첨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 이외에도 낮은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 저 품질의 아파트가 공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대로 찬성하는 견해는 분양가 상한제가 재개발 및 재건축의 수익성을 하락시켜 투기세력을 잠재우고, 전반적인 집값 하락을 유도할 것이라 기대한다. 현재의 수도권 집값은 투기 자본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데, 이를 억제하고 낮은 가격에 주택이 공급되면, 전반적인 집값 하락을 유도함과 동시에, 실수요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견으로는 분양가 상한제에 비판적인 견해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우선 시장의 가격을 직접 통제한다는 것 자체에 의구심이 든다. 부작용이 없다면 모를까 부작용이 큰 실험성 정책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의 집값 상승도 피할 수가 없다. 지방의 집값이 상승세에 있다는 뉴스도 전해지는데, 투기 자본은 규제가 덜한 곳으로 움직이고 이 또한 형평성 논란을 야기한다.

그 정책의 목적이 오로지 달성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에서, 분양가 상한제의 효과에 대한 전망은 어둡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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