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 열정 공간 99도씨에서 주최한 ‘416 세상을 말하다,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집담회 시즌1’이 열렸다. 청소년과 비 청소년 약 50명이 모여서 음식도 나누고 이야기도 하고 416의 아픔을 표현하는 청소년들의 퍼포먼스도 있었다. 마음이 뜨겁고 흥분되었으며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낀 자리였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다. 사회 안에서 존재를 확인하고 규정받는다. 인간의 존엄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적 관계 안에서만 존엄성이 확인된다. 인간의 상호관계의 구조인 사회가 없다면 내가 존엄한 존재인지 타인이 존엄한 존재인지를 자각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구성원을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이 존엄이 확인되는 출발이자 마지막이다. 구성원으로서 법적 권한을 부여하고, 그의 의사를 존중하며, 그 사람이 갖는 존엄성에 대해 절대성을 부여하는 것이사회공동체가 갖는 책무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타인의 행복을 침범하지 않는 한 어떠한 이유로든 구성원 당사자의 행복에 대한 권리를 침범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반대로 그를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인간에 대한 최고의 모독인 셈이다. 사람은 모두 자신을 사람으로 대우해 주기를 기대할 도덕적 권리를 갖고 있으며 사회는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도덕적 권리가 있다는 원칙위에서 조직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청소년들은 오늘의 시민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는가? 청소년들에게 구성원으로서의 성원권이 주어지고 있는가? 그렇다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보호와 미성숙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것이 유보되고 저당 잡혀 있다.

조금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면 입시와 경쟁의 그물에 걸려있는 것이다. 장유유서의 봉건적 질서의 율법적 문화에 포로 되어 있다. 소외와 배제가 당연시 되고 있는 문화와 제도에서 주눅 들어 있다. 구성원이지만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을 때 그 누구도 행복 하고 싶어도 행복 할 수가 없다. 이것이 우리 청소년들이 처해 있는 현실입니다.

인간은 언제 행복해지는가? 인간의 행복은 인간이 갖는 욕구 충족의 정도가 기준이 되고 방향이 된다. 인간의 욕구는 생존과 안전 그리고 자기실현이다. 생존과 안전이 인간의 기본 출발선이라면 자기실현은 인간이 갖는 궁극의 방향이다. 생존과 안전이 사회안전망 같은 구조의 측면이라면, 자기실현은 사회적 관계와 사회 구조 안에서의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자기실현은 사회공동체 안에서 자율과 참여를 통해서 나타나는데, 자율과 참여의 핵심 목표는 구성원이 사회안에서 구성원과 당사자로서의 인정받고 성원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 권리를 통해서 그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자각하고 자신의 나라를 소중하게 가꾸며 궁극적으로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살아간다.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람대접을 받음으로써 매번 사람다운 모습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자치공간을 만들고, 어른들의 청소년인권에 대한 인식개선과 문화를 조성하고, 지역에 인권을 위한 제도를 구축하며 지역 실정에 맞는 인권위원회의 구성과 부서 설치 및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청소년 보호와 배려의 진짜 내용이다. 청소년에 대한 진정한 배려와 환대란 다른 것이 아니다. 구성원에게 공공의 법적 권리의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다.

99도씨 청소년들이 동시대 또래가 겪은 사회적 참사를 공유하며 본질적 대안을 찾아가는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 나이 많은 사람으로서 그리고 청소년을 이야기하면서 밥을 먹는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대견하다는 마음이지만 그 말 또한 꼰대의 증거이니 어줍잖은 칭찬은 접는다. 다만 이제는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운동가로서 동료로서 닥치고 앞장서고자 한다. 그래서 청소년의 생명력과 존엄과 인권이 살아나는 그래서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을 위한 심포지움 개최와 이를 위한 포럼의 조직 결성을 제안해 본다.

많은 자각의 빛을 준 청소년과 99도씨에게 기도의 마음을 보낸다. 사회의 당사자로서 독립의 길, 자주의 길,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 살아가기를. 부디 우리의 청소년시민이 정치권력과 자본의 호갱이 되지 않으며,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도록 실력을 육성시키는 공간이 되기를.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