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시·시의회 신경전 이제 마침표

6개월 이상 안산시민과 학부모의 이목을 받아온 대학생 반값 등록금이 해결됐다고 한다. 장기간 표류해온 이번 정책을 두고 안산시와 시의회는 수개월간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양쪽은 꼬일대로 꼬인 이번 문제를 어떻게 풀까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가 추진한 방향에서 축소된 결과물이지만 천만다행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값 등록금은 전국 지방자치 단체중 최초로 알려져 전국의 이목이 집중됐다.

윤화섭 시장은 지난 6월과 8월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충분한 검토 필요성' 등을 이유로 보류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그런 와중에 안산시의회는 25일 임시회에서 '대학생 등록금 자부담금 반값 지원' 조례 제정안을 수정 의결했다.

1∼4단계로 나눠 1단계는 내년부터 시행된다고 한다. 1단계 지원 대상자는 지원 신청일 기준 연속 3년 이상 또는 합산 10년 이상 안산시 관내에 주민등록이 된 만 29세 이하 ▲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가정 대학생 자녀 ▲ 장애인 대학생 ▲ 3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의 3번째 이상 대학생 자녀가 해당된다.

1단계 대상을 1591명, 지원 예산 규모를 23억230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어 2021년 2단계 사업을 시행하고, 점차 4단계까지 확대한다.

2단계 대상에는 1단계 지원 대상자 외에 차상위계층 가정 대학생 자녀, 한부모 가정 대학생 자녀가 추가된다. 규모는 2700여명, 지원 사업비는 40억여원으로 추산한다.

대학생 전원이 혜택을 보게 될 4단계 예산은 33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자들은 2020학년도 1학기분 등록금부터 본인이 우선 납부한 뒤 안산시 인재육성재단에 장학금 등을 제외한 본인 부담 등록금 절반(최대 200만원)을 지원 신청하면 된다.

이번에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는 어느정도 축소됐다. 시가 제출한 조례안의 지원 대상 조건 중 관내 거주 기간을 기존 '1년 이상'에서 '3년 또는 합산 10년 이상'으로 늘려잡았다.

다자녀가정 자녀 지원 대상을 '전체'에서 '3번째 자녀 이상'으로 축소했다. 따라서 1단계 지원 사업 대상자는 당초 4720여명에서 1591명으로 크게 줄게됐다.

사업비도 69억원에서 23억2300여만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시의회와 일부 시민들이 우려했던 예산 문제를 어느정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2단계 사업비도 당초 82억여원에서 40억여원으로 축소된다. 벼랑끝에 해결된 반값 등록금을 놓고 안산시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사업에 공감, 조례안을 통과 시켜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는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 "갈수록 줄어드는 안산시 인구,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 등을 고려할 때 1단계 사업 대상이 감소하게 된 것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필자는 반값 등록금을 살펴보면서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집행부가 사업을 계획하려할 때는 반드시 시민 대표인 시의회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율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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