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법무부 장관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권력기관 개혁을 자신의 책무라고 말하는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되었다는 점에서 기대가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우려가 깊은 것이 사실이다.

권력기관의 개혁이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에는 이미 상당한 정도로 사회적 공감 되가 형성되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신임 조국 법무부 장관이 그 적임자인가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 같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지금까지 삶의 궤적이 어떠했는지가 낱낱이 드러났다. 이렇게까지 파헤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많았는데, 필자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점도 있지만, 제기된 의혹들의 정도가 일반 국민이 쉽게 넘어가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래서 국민적 관심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향할 수밖에 없었고, 여러 가지 의혹을 잠재우지 못한 채로 임기를 시작한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특히나 딸의 입시와 관련해 반칙이 있었던 것이 드러났는데, 위법, 불법 여부를 떠나더라도 이 부분은 정말로 많은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권력기관의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이 자신의 울타리에는 한없이 관대할 수 있다는 것을 젊은 세대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입시와 관련된 반칙이 얼마나 우리 사회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를 간과한 것 같다. 자녀의 입시와 관련된 반칙은 군복무와 관련한 부정에 견줄 정도로 정말로 사회 구성원 모두를 아프게 한다.

대학과 대학원 입시는 반드시 공정해야 하고, 특히나 사회 지도층이 여기에 부정을 동원하는 것은 엄벌해야 마땅하다. 불법과 위법이 아니니까 괜찮다는 것은 절대로 용인될 수 없다. 불법인지 위법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반칙은 반칙이다.

반칙을 인정한다면 단지 말로만 사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가시적인 무엇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래야 지금 청년들의 울분을 달랠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우리 사회의 지도층들은 정치적 견해나 진영을 막론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반칙을 일삼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의 허탈함이 더 컸다. 반칙을 해도 명분만 있으면 입각할 수 있고, 입시든 취업이든 각종 특혜와 혜택은 불법이 아니라는 것으로 용인되는 사회. 군복무는 어떻게 해서든 빠질 수 있으면 빠져야 하고, 입시는 어떻게든 일단 위법하지만 않다면 편법과 반칙을 동원해도 괜찮은 사회. 지금 우리 사회는 너도 나도 하는 반칙이니 나도 해도 괜찮은 반칙 사회가 되어 있다.

과정과 기회는 결코 공정하지 않고, 앞으로도 똑같이 그럴 것이라 참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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