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뼈를 바꾸고 태(胎)를 빼낸다'는 뜻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말을 쓴다. '뼈를 깎는 고통과 반성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로 자아반성을 표현할때 사용한다.

공기업 대표격인 안산도시공사가 바로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동안 잘못된 문제들을 스스로 끄집어내고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제살 도려내기가 힘들었지만 머지않아 때묻지 않은 새살이 솟아날 태세이니, 이 정도의 아픔은 견뎌내야한다.

반월신문은 그동안 안산도시공사의 인사 비리 등을 여러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공기업의 발전을 위한 거침없는 보도는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았다.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본분의 사명을 다하라는 명령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최근에 나왔다. 참 다행스런 일이다.

안산도시공사는 지난 20일 내부 부정 및 비위행위에 대한 결과를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내부의 각종 적폐행위에 대한 자체 감사를 벌여 직원 40여명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이미 적발된바 있는 아르바이트 채용 및 기간제 직원 채용비리를 추가로 밝혀냈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감사실 간부와 노조간부도 비위에 포함돼 충격을 주고있다. 직원들의 비위나 부정을 감독하는 감사실 간부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아르바이트 및 기간제 직원 채용에 연루돼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노조 간부도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면초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일부 직원이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ID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인사정보시스템에 무단 접속한 사실도 밝혀졌다.

감사실의 한 직원은 사장의 ID로 인사정보를 몰래 들여다봤다. 또다른 직원은 최근 3년간 45회에 걸쳐 상사와 임원의 ID로 인사정보시스템을 들락거렸다.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직원 6명은 정보통신망법위반 등으로 정직2개월부터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가족수당에 대한 부당청구도 있었다.

가족수당 지급대상 377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16명이 최소 2개월에서 최대 41개월간, 금액으로는 최소 6만원에서 최대 82만원까지 가족수당을 챙겼다.

자녀가 결혼 등으로 세대가 분리돼 가족수당 지급 자격을 상실했는데도 수당을 받았다.

안산도시공사는 총 678만원의 수급액을 회수하고 패널티로 최대 1년 이내 가족수당 지급을 전면 중지시켰다.

아르바이트 등 인사청탁을 한 20여명의 직원들을 징계조치했다고 한다. 해당 공사는 앞으로 직원 채용시 면접위원 과반수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 시스템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 제살을 깎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큰 고통이 수반되는 일이다.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하는 태도는 공기업으로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또다른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도록 양근서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끊임없는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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