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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남의 미술세상-얼굴이 없는 그림은 내면의 서글픔과 불안함
반월신문 | 승인 2019.06.26 13:19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헬레나 파라다 김은 이민 1세대인 한국인 간호사 어머니와 스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의 쾰른에서 태어나 자랐고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였으며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작가이기도 한 ‘피터 도이그(Peter Doig)’ 교수의 제자로 그 실력을 인정 받으며 졸업하였다.

다양한 정체성과 문화적인 배경 속에서 성장한 헬레나는 우연히 보게 된 어머니의 옛 앨범 속 파독 간호사들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게 되었고 이후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파독 간호사, 한복, 제사 등의 한국적인 소재들을 자신의 작품에 담아내기 시작하였다.

헬레나 파라다 김은 누군가가 입었던 ‘전통 한복’이 지니는 서정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스토리를 주제로 다양한 연작을 제작하였다. 그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한복은 한 개인의 역사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하여 집단의 역사로 확장되었던 특정한 시대와 순간으로 관람객들을 인도한다. 작가 개인에게는 한국적인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한국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긴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런 작품을 관람하는 한국인에게는 잊고 있던 한국 역사의 단면들을 잠시나마 회화적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되는 것이다. 헬레나 파라다 김은 현대 회화 작가로서는 드물게 서양미술사의 올드마스터 회화 스타일을 고수한다. 그녀는 초상화로 유명한 르네상스 화가인 티치아노나 벨라스케스, 17세기 네덜란드의 사실적인 정물화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회화의 전통적인 기법에 매우 충실하면서 현대 사회의 단면과 역사들을 담고 있는 소재들은 한 시대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특정한 사건들을 반추해내는 중요한 단서들로서 그의 작품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녀는 한국에 오면 유럽인이 되고, 스페인이나 독일에 가면 동양인이 된다.

이래도 저래도 이방인인 헬레나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긴 모색과 시행착오 끝에 창작을

통해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흐릿하게 지워진 얼굴에서는 그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와역사뿐 아니라 가족과 친척들의 정체성 이야기도 그려내고 있다.

정체성의 혼란 속 오랜 방황 끝에 그녀가 찾아낸 작품 소재는'한복(Hanbok)'이었다고 한다.낯선 땅에서 이방인은 한복이 주는 따듯함이 문화 정체성을 찾게 해 주었고작가의 계보를 찾아가는 기표이자 어머니 나라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는 기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낯선 땅 이방인의 계보이자 기표가 된 한복을 입은 여인들의 얼굴 또한 지워져있다.

바로 대물림된 정체성의 표현이며 작가가 자신이 아닌 작가의 부모 세대에 대한 애도적 표현이다 얼굴이 없는 그림은 내면의 서글픔과 정체성의 불안함을 보여준다.

그것은 작가의 어머니로 올라가 이국에 와 살아가며 겪어야 했던 고충과 아픔에 대한 연민에 대한 '애도(mourn)'를 담고 있다고 한다. 지워진 초상화들은 어쩌면 작가의 자화상일 수 있는 그녀의 그림들은 자기 성찰과 함께 어머니의 문화와 향수까지도 묘사한 점에서

자칫 기묘해 보일 수 있는 지워진 초상화들은 오히려 애잔해 보인다

같은 민족으로 말하지 않아도 보면 통한은 감정이 잘 전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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