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퇴짜사이..'눈물나죠'

안산시 원곡동과 상록수 역 일대에 여러개의 인력시장이 운영중에 있다. 두 지역은 어림잡이 하루 1000여명이 넘는 50~70대 남성들이 몰려들고 있다.

배낭을 메고 새벽 4시쯤이면 물밀처럼 몰려드는데 용역회사에 선택되지 못하고 허탕을 치는 사람들이 점점늘고 있다고 한다.

어깨가 축 쳐진 몸으로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숫자는 무려 3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참으로 눈물겨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건설현장 잡부부터 소규모 공장, 식당일을 나가려는 이들이 선택과 퇴짜 사이에서 울고 웃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소득 불균형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늘 날의 슬픈현실이다. 잡부는 하루 일당으로 12만 원 정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를 용역회사에 떼고 남은 금액이 그 정도라는 것이다. 그나마 불경기로 인해 일손이 줄어 노동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소득불균형의 최하위층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발버둥을 치고있는 생생한 현장이 바로 그런 곳이다.

요즘은 건설 경기도 나빠서인지 멀리 떨어진 오산이나 용인 등 장거리까지 원정가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

필자는 며칠전 인력시장을 통해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는 60대 후반의 한 남성을 만나 안산인력시장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인력시장에서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필자에게도 그런 기회를 가져보라고 권유했다. 기사를 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얘기도 곁들였다.

집에서 나올때부터 자신이 선택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는 그는 용인이든 평택이든 일을 할수만 있다는 그 자체로 행운을 잡은듯 가슴이 설레인다고 했다.

3일에 한번쯤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아픔이 고통스럽고 가족에게 미안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이어서 고용시장 불안의 이유로 최저임금의 갑작스런 인상을 주원인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자영업자 등이 직원을 줄이면서 일자리를 잃었고 이에 따른 고용도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쫒겨난 실업자는 증가하고 이에 따른 대책이 전무해 노동시장으로 몰리는 장년층이 많아졌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그런 가운데 건설 경기 또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인력시장의 눈물은 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인력시장에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공원에서 시간을 때우기도 하고 때로는 하늘을 하염없이 탓한다고도 했다.

오전 시간을 허둥대다가 늦게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빈손으로 돌아온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중년의 남자, 고개숙인 아빠를 뒤에서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가슴쓰려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언제까지 이런 눈물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건지, 그런 걱정이 없는 날이 오기는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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