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청은 시민들이 자주 찾아 민원을 보고 살피는 곳이다. 한편으로 시민의 얼굴이고 생활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1천여명이 넘는 공무원이 근무를 하고 하루에도 수천대의 버스와 택시 등이 시청 앞을 가로지르는 곳이다.
그런 안산시청 건너편에 또하나의 농성장이 터를 잡았다. 이를테면 천막농 성장을 만들어 사람들이 24시간 기거를 하고있다. 집이 없어서일까. 그런건 아니다. 그들도 분명 안산시민들이다.
한때는 세월호 피해 가족 등이 수년간 농성을 하던 자리다. 그들도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세금을 내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며 잠을 자고 있을까. 선부 2, 3 구역 재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다.
이 문제는 반월신문에도 수없이 다뤘기 때문에 사건 자체를 논하는 것은 시의 적절치 못하다. 분명한 것은 재건 축을 반대하고 있는 주민들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고 이들은 '여기서 죽더라도 재건축에 응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재건축을 위해 일부 주택은 철거되고 있지만, 아직도 재건축을 위한 실질 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법원 결정에 따른 강제 철거가 진행 될지 모르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산시에서 재건축 사업 승인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 되돌릴 수도 없다.
필자는 재건축 사업의 잘잘못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솔직히 말해 우여곡절 끝에 결정이 났기 때문에 이제와서 왈과왈부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이번에 추진되는 선부 2, 구역 재건 축은 지금까지 진행돼온 여러 사례와는 다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민 상당수가 반대하고 있는데다, 일반 주택이 많아 재건축 실효성도 떨어진 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대부분 고령자가 많다는 점도 다른 재건축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대주민들은 감사청구와 반대집회등 다양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왔지만 현재까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필자는 지난주 무기한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는 장소에서 여러 주민들을 만났다. 낮과 밤 온도차가 심해 아직은 전기장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기가 연결돼 있지 않아 차 디찬 담요위에서 이들은 잠을 잔다고 했다.
지난 12일 부터 시작된 천막농성에는 주간에는 2명이 지키고 있고 밤에는 3~4명이 농성하고 있다고 했다.
윤화섭 시장이 답변을 내놓을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벌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들은 단지 '선부동에서 살고 싶은 희망뿐이다'며 '제발 이를 막지 말아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그리고 민민갈등을 부추기지 말라고도 했다. 특히 전세 입주민에 대한 근본 대책을 무시한 재건축은 '살인 행위나 다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빈손으로 쫓김을 당할 수는 없다고 절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가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집회와 시위를 거쳤 지만 특별한 결론이 나지 않은 선부동 재건축은 오늘도 끝나지 않아 보였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는 말이 있다. 이들이 바라는 희망의 반이라도 들어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천막 농성장 주변에 자비의 광명이 세상을 비추는 부처님 오신날과 5월의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알림 현수막이 웬지 초라해 보이는 까닭이 궁금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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