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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감수성
반월신문 | 승인 2019.04.03 11:26

필자가 소속된 공익인권센터에서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어 인권감수성을 주제로 수차례 강의를 했다.

인권이라는 개념이 얼마든지 광의로 사용될 수 있어서 인지, 정말폭넓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 자원봉사자로서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강의는 점점 토론이 되어간다.인권이라는 단어 그 자체를 무겁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필자도 그랬다. 대학시절에는 왠지 모르게 인권 문제를 주로 다룬다는 학회는 가까이 하기가 꺼려졌다. 사람과 우리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못하던 시절, 이른바 좌우 색깔론이 인권, 즉 인간의 권리라는 단어에 씌워 두었던 편견에 필자도 하염없이 휘둘렸던 것도 같다.

그러나 인권이라는 개념도 시대에 따라 무한히 확장하는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과거에는 여성, 노동, 장애인 등 한정된 단어들만이 인권을 수식했다면, 이제는 스포츠, 주거 등의 문제들에서도 인권을 이야기 한다. 사람 사는 것이 더 각박해 졌다고 느껴서인지, 우리 삶의 전반에서 인권을 이야기해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되어 버렸다.

변호사 업무는 많은 부분이 인권과 맞닿아 있다. 어찌 보면 인권과 무관한 업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는 법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기 때문이고, 최고 규범으로서 하위법의 기초가 되는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건들에서도 인간의 권리에 대한 문제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인권감수성은 사회와 제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감수성을 의미한다.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실무자들에게 인권감수성을 가져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은 더 직접적이고, 그들의 고민과 문제제기가 더 건강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 개선과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미시적인 것에서부터 이루어 질 수밖에 없다.

자원봉사자들을 만나보면 진지하게 묻는 질문이 하나 있다. 활동 과정에서 자원봉사자 스스로가 불이익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겠냐는 질문이다. 실제로 복지 수혜자들이 오히려 봉사자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다거나, 성적수치심을 유발케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참 어려운 이야기다. 그래서 이와 같은 문제들은 그동안 진지하게 검토되지 못했다. 식견이 부족한 필자가 드릴 수 있는 해답은 많지 않다.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고, 동료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인권의 문제는, 때로는 이와 같이 생각하기 쉽지 않았던 곳에서도 발견된다.

서정현 변호사 nackbo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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