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거래량 역대 최저 전망…"하방요인 바뀐 것 없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의 일부 대단지 아파트 '급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서울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예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거래량을 고려할 때 일시적 현상일 뿐 반등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 16억1천만원짜리 매물이 소진된 이후 16억원대 매물은 대부분 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 전용 76㎡는 지난해 9월 19억1천만원까지 거래가 됐다가 지난 1월 2억원가량 떨어진 17억원과 17억5천만원에 실거래됐다.

최근 실거래가에서 1억원가량 가격을 더 내린 이른바 급급매물의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주공5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을 크게 낮춘 매물은 대부분 소진됐고 현재 호가는 17억원 중반대로 다소 올라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18일 조사 기준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의 시세가 17억∼17억5천만원, 82㎡는 18억∼18억5천만원으로 전주와 큰 변화는 없었지만 지난달 거래가격에 비교해선 3천만∼5천만원 정도 올랐다고 밝혔다.

최근 가격 낙폭이 컸던 잠실 엘스와 리센츠에서도 급급매물이 팔려 나가며 일부 거래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지역 중개업소들은 급매물 몇 개가 팔린 것을 두고 집값이 다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잠실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을 크게 낮춘 매물이 나오니깐 어쩌다 거래가 이뤄지긴 했지만, 호가가 올라간다면 거래가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다시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근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나온 물건은 실거래가 최고액보다 수천만원에서 1억원가량 낮춘 매물이 대부분인데 아직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매수자는 공시가격이 확정되는 오는 4월 이후 가격이 더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말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와 맞물려 약세를 보였던 송파구 일대 전셋값은 당분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송파 헬리오시티의 입주가 어느 정도 진행됐고 진주, 미성, 크로바 아파트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이주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잠실 파크리오 주변 중개업소 대표는 "매매는 9·13 대책 이후 거의 사라졌고 주변의 다른 아파트도 급급매만 겨우 소화하는 상황이지만, 전세는 찾는 사람이 늘면서 수천만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헬리오시티 역시 입주가 시작됐을 당시 전용 84㎡의 일부 전셋값이 6억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현재는 6억원 중반 선이다.

이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물량이 쏟아질 때 비하면 가격은 소폭 올랐다"면서 "잠실에서 헬리오시티로 이주하는 고객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어서 이 정도 가격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은 매매든 전세든 여전한 거래절벽을 호소하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나오기는 하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방문은커녕 문의 전화도 거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상도동 래미안상도 3차, 상도동 포스코 더샵,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 등의 매매호가는 주택형별로 500만∼2천만원 정도 하락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지난 2월 전용 84㎡가 11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이 아파트 같은 면적 매물의 호가는 13억원 안팎이다.

아현동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다주택자가 양도세를 피하려고 급하게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용 84㎡가 11억원에 팔린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지만 추후 거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의 일부 대단지 아파트 '급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서울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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