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의 단꿈 앗아간 전세금 사기
부동산 보조원 친자매 47억 꿀꺽
필자는 지난 17일 거액의 전세금 사기사건을 일으킨 부동산을 방문해 사건후 뒷소식을 취재했다. 안산소방서 건너편에 있는 부동산은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주변 상인들을 밀착 취재하면서 의외의 상황을 읽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번에 사기 사건에 연루된 자매들을 잘 알고 있었다 싹싹하고 친절했으며, 언제나 미소로 대하던 여성들이었다고 입을 모았 다. 거기에다 누구에게나 예의바르고 인사성이 남달랐다며 순한 양의 늑대를 본 느낌이라고 혀를 찼다. 피해자들이 부동산을 방문해 항의할 때도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며 미소로 응대했다고 한다. 이들은 사실 부동산 공인 중개사 자격은 없고 중개 보조원 역할에 불과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안타까운것은 피해자 상당수가 사회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신혼 부부 등 젊은 연령층이라는 점이다. 한푼 두푼 모아 신혼집을 마련해 열심히 살아보려 했던 이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커보인다. 피해자 수만 해도 100여 명이 넘고 추가 피해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해자들은 멘붕 상태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시민들도 전세금 사기 사건이 이슈화 되면서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사기 피의자 40대 친자매는 현재 구속된 상태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피해 액수가 47억원 대가 넘는 등 대형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자매들은 지난 2013년 4월부터 지난 달까지 6년간 전세계약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전세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임차인들에게 전세계약을 맺도록 유도해 전세금을 받고선 실제로 임대인 에게는 월세 계약을 맺었다고 속여 전세금을 빼돌렸다. 여동생은 다른 오피스텔 1층 부동산의 중개보조원으로 일하면서 비슷한 수법으로 16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옮겨붙고 있다. 피해자와 부모 친척 등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함을 전하면서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어떤 부모는 딸을 결혼시키면서 8000만원을 모아 오피스텔을 구해줬 다고 했다. 실제 집주인과 직접 계약을 하지않고 이들 자매를 통해 계약한게 화근이 었다. 임차인이 집주인 얘기를 하면 외국에 나가있다거나 나이가 많아 연락이 어렵다는 식으로 둘러댄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안산시도 전세금 사기 사건과 관련해 고민에 빠졌다. 금명간 피해자 단체가 구성되고 이에 따른 대책을 안산시에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도 중대성을 감안해 안산단원경 찰서에서 수사하던 것을 경기남부지방 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 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모두가 적극 나서길 간절히 바란다. 결국 우리 모두가 피해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