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구급·버스기사 모두 행정처리 급급…환자진료까지 1시간 19분 소요

지난 11일 저녁 퇴근길에 경원여객 55번 버스가 도로경계석에 부딪혀 승객 5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사진=한윤성 기자 1-yoon@naver.com

[단독] 지난 11일 저녁 퇴근길에 경원 여객 55번 버스가 도로경계석에 부딪혀 승객 5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이날 저녁 6시 20분 신안산대학교와 초지고등학교사이 삼거리에서 우회전 하던 버스가 도로경계석과 부딪혀 버스 승객 50여명이 부상을 입고 버스 안 유리벽이 파손됐다.

사고 직후 정현규 버스기사는 승객의 상태를 파악하지 않고 회사 담당자와 30여분 통화했다.
기다리던 승객 한명이 6시 30분에 119에 신고를 했고 신고를 받은 구급 대원과 경찰이 출동했다. 이어 6시 54분 유리벽과 부딪혀 손과 발목 옷가지에 유리파편이 박혀있던 승객이 구급차를 타고 첫 이송됐다.

하지만, 이송처리과정에서 출동한 구급대원은 몸에 박힌 유리파편은 확인하지 않고, 승객들의 인적사항을 수집하기 급급했다. 유리파편이 박힌 승객은 “손목이 너무 아프고 울렁거려서 인적사항을 적기 힘들다”고 하자 구급 대원은 승객의 상태를 살피지 않고 인적사항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그 후 출동한 경찰들도 승객의 상태를 물어보지도 않고 인적사항만 취합했다.

승객 김모씨는 “승객들의 상태보다 행정처리에만 정신팔린 구급대원들을 보니 어이가 없다”며 “구급대원이 물어 본걸 그 후 출동한 경찰관이 왜 또 물어 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구급차는 단원병원과 한도병원으로 양분해서 환자를 이송했다. 온 몸에 유리파편이 박힌 승객은 한도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환자를 본 한도병원 담당자는 “왜 환자를 우리병원에만 이송시키냐” 며 구급대원에게 짜증냈다. 구급대원은 “환자수가 너무 많아 여러 병원에 나눠보냈다”고 말했다.

또한 병원 담당자는 환자의 상태는 살피지 않고, 환자대기실을 찾아와서 “아직 사고접수번호가 안 나왔고, 비보험 항목이기 때문에 진료비가 많이 청구될 수 있다”며 “자기부담으로 납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담당자의 말을 들은 한 환자는 “지갑을 두고왔으면 진료 해줄 수 없으니 집에 가라는 뜻이냐”라고 질문했고, 담당자는 “그건 아니다 확인해 보겠다”고 답변하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유리파편이 박힌 첫 이송환자는 병원행정업무와 병원대기를 거쳐 7시39분에서야 진료실에 들어갔다. 사고 후 1시간 19분 만에 진료를 볼 수 있게 됐다.

한편, 정현규 버스기사는 119에 신고 한 승객에게 “왜 119에 신고해서 일을 크게 만드냐”라고 신고자를 핀잔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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