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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품속 같은 고잔동...이웃이 있어 행복'김상곤 고잔동 문화마을 후원회장
최제영 기자 | 승인 2019.02.27 10:25

김상곤 고잔동 문화마을 후원회장

 

'어머니 품속 같은 고잔동..이웃이 있어 행복'

 

김상곤 고잔동 문화마을 후원회장은 훤칠한 키에 시골집 인심좋은 아저씨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수십년간 쌀집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고향인 정읍에서 35년전 안산으로 이사왔다고 했다. 김상곤 회장이 자신의 쌀가게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최제영 大記者

 

7년전 서예에 심취...입춘대길 가훈 써주기 보람

정읍서 올라와 35년 쌀가게 운영...봉사는 '나의 운명'

전국 주민자치 박람회 3년 연속 우수상 수상 영예

'문화마을 신문'은 주민과 소통의 길잡이, 큰 보람

 

김상곤 고잔동 문화마을 후원회장은 훤칠한 키에 시골집 인심좋은 아저씨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수십 년간 쌀집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고향인 정읍에서 35년전 안산으로 이사왔다고 했다. 원곡동에서 4년, 지금의 고잔동 정원상가 1층에서 31년을 한자리에서 대복쌀 가게를 운영하는 김 회장은 '쌀만 봐도 부자'라는 긍지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쌀가게 한켠에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써 내려간 서예글씨가 한눈에 쏙 들어왔다. 7년 전부터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고 마음의 평온을 얻는데 붓글씨 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가훈을 써주는게 큰 보람이라고 했다. 고잔동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겪은 동네이기도 하다. 그가 후원회장으로 있는 '고잔동 문화마을 신문'은 주민간의 소통과 화합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2012년부터 타블로이드판 4면을 매월 발행하고 있는데, 편집위원 6명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2012년 11월 반월신문사가 주최한 제6회 성호봉사대상 '시민봉사부문'을 수상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 회장이 운영하는 '대복 쌀가게'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Q쌀가게와 인연이 궁금하다.

-내 고향은 전북 정읍이다. 1984년에 고향에서 안산으로 이사왔는데 첫 정착지가 원곡동이다. 원곡동에서 대복쌀가게 문을 열었다. 안산으로 온지 4년만의 일이었다. 나는 쌀과의 인연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정읍에서 아버지가 정미소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런 때문인지 어려서 부터 벼와 쌀을 자주 접했다. 전국의 각지에서 생산된 쌀을 주문해 공장 식당으로 주로 납품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한때 회사 부도로 납품한 돈을 떼이기도 했지만 이 만큼 자리를 잡았으니 다행 아닌가. 아들이 도와주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쌀가게를 물려주려고 생각한다.

 

Q고잔동에 애착이 많은 듯 하다.

-그건 사실이다. 이 자리에서 31년간을 장사하고 있으니 정이 많이 들었다. 시골같은 인심좋은 동네라고 생각한다. 세월호의 아픔을 겪은 지역이기도 하다. 지금은 차츰 안정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그날의 상처가 아물지는 않았다. 고잔동은 전국주민자치 박람회에서 3년 연속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동네다. 이웃만큼 좋은게 어디 있겠는가. 지금 살고있는 이곳이 고향이라 여기고 있다. 주택이 비교적 오래된 탓에 이곳저곳에서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가 있는 쌀가게도 조만간 재건축으로 헐릴 지도 모른다. 아무튼 고잔동은 어머니 품속 같은 그런 동네다.

 

김상곤 회장이 지역 어르신들과 서예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Q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고잔동 문화마을 신문이 궁금하다.

-그러니까 지난 2012년에 '고잔동 문화마을 신문'을 창간했다. 벌써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타블로이드판 4면으로 매월 8000부를 발행하고 있다.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신문을 만들었는데 참으로 큰 효과를 보고있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연 1만원의 후원금을 받고 있는데 무료로 봉사하는 분들이 참 많다. 우선 편집위원 6명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통장 등 주민들이 고잔동 전 지역을 배포하고 있다. 주민들이 알아야 할 소식 등을 전해주고 있다. 이웃간에 대화가 단절된 현 시점에서 문화마을신문의 역할은 크다고 본다.

 

Q가게 안에 서예 작품이 여럿 보인다.

-7년 전에 우연한 기회에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화가 치밀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 붓을 손에 잡으면 평온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옛날에 할아버지 밑에서 한문을 배웠는데, 그때 기억이 많이 떠올랐다. 그 덕분에 고잔동 각종 행사 때 가훈을 써주고 있다. 많은 주민들이 고마워하고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수백 명의 주민들에서 가훈을 써준 걸로 기억된다. 이웃들이 고마워하니 나 또한 즐겁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 금년 부터는 '입춘대길'을 써주고 있다. 마음이 평화로우니 행복이 절로 나온다. 서예라는게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만들어 주더라.

 

Q고향 정읍에 대한 추억은 어떤가.

-1962년 섬진강 댐이 건설되면서 고향을 잃어버린 수몰민이라면 믿을 수 있겠나. 어린 시절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안산으로 이주한 사람으로서 안산호수공원 한켠에 '섬진강 수몰 이주민 기념비'를 건립한 성과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섬진강이 자리한 임실에서 돌을 가져오고 정읍의 소나무를 가져와서 건립했다. 피와 살이 담아있는 가슴 뿌듯한 얘기다. 수몰민의 고단한 삶을 바로 알리기 위한 방편이었는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내가 태어난 곳은 모악산 주변에 위치해 있다. 한때 모악회를 만들어 회장을 한 적도 있다.

 

Q고잔연립 2구역 재건축 진행은 잘되고 있나.

-이웃끼리 서로 정답게 살다가 최근 재건축 문제로 좀 시끄러운 것은 사실이다. 집을 지은지가 오래돼 재건축 붐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재건축 추진위원회나 바른회가 모두 잘 해보겠다는 취지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옛날처럼 좋은 이웃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누구든지 한쪽으로 밀어붙이는 방법은 온당치 않기 때문에 서로간의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난 2005년 11월16일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이 김상곤 고잔동 바르게살기위원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Q평소 어떤 마음의 자세로 생활하는가.

-마음을 편하게 다독이면서 사는게 최고라 생각한다. 즐거운 마음 그런 자세가 중요한 것 아니겠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다고 본다. 열사람의 친구를 사귀려는 노력보다는 한사람의 적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쌀 가게를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나름 그런 결론에 도달할 때가 많다. 남에게 베푸는 만큼 나에게 복이 돌아온다는 진리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실제로 살다보면 그런 말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 사랑하면 언제나 젊어지고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더라. 조금 손해보더라도 양보하고 봉사하면 그게 인생의 즐거움 아니겠는가. 마음의 평온을 가지려면 간혹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어찌보면 그게 인생이라 생각한다.

 

Q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고잔동에 1988년에 이사와 31년간 오로지 봉사만 해왔다. 88년부터 통장을 7년간이나 했고 동정자문위원하면서 여러가지 추억이 남아있다. 이후 고잔동 바르게살기 위원장을 5년동안 하면서 행정자치부 장관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그리고 고잔동 문화마을 후원회장을 9년째 하고 있으니...그런 추억이 머리속에 아른거린다.

 

Q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고잔동은 행복한 동네다. 사람들이 좋고 이웃들이 정겹다. 앞으로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면 지금의 형태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고잔동을 잊지 못할 것이다. 아들이 대전 통계청 공무원이고 며느리는 공주시청 공무원이다. 평생 쌀가게를 하면서 여러사람들과 손잡고 살아가고 있다. 정원상가 상인들도 참 좋은 분들이다. 눈만 뜨면 정겨운 사람들을 만나니 참 행복하다. 봄을 알리는 입춘이 지난지 며칠이 됐다. 고잔동 주민들 모두 입춘대길하길 바란다. 만나면 좋은 친구가 바로 우리 이웃아니겠나. 얼마전 안산시에서 15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각각 다른 사연으로 만들어가는 '안산살이' 이야기를 펴낸 적이 있다. 거기에 나도 한사람으로 선정된 적이 있다. 모든 분들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반월신문을 통해 꼭 전하고 싶다.

 

 

최제영 기자  cjy1010@ian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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