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 그 중심에서 멀리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글 읽기와 글쓰기다. 글 읽기가 독서라면 글쓰기는 문학이다. 선진국은 예외 없이 문학이 크게 발달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땅을 파면 물이 나오지만 책을 파면 지혜를 얻기 때문이다. 책은 정신적 식량이자 사람의 운명을 바꿔주는 보이지 않은 강한 힘을 길러 준다.

예로부터 안산은 수도권에서 역사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많았다. 학문과 예술분야에 고려시대 경덕국사를 비롯한 조선시대 문장가 성호이익, 강세항, 최경, 장유, 강희맹, 정재두, 화가 단원 김홍도가 있었으며 충신으로는 김문기, 김여물, 김유, 조경, 최정결, 선조의 주청사로 명나라를 다녀 온 한응인 등이 있는 고장이다. 그런 안산에서 글을 쓰는 문인이라면 그 훌륭한 선배 문인들 욕먹지 않게 잘해야 한다.

현재 안산은 전국 어느 시군 못지않게 글 쓰는 문인이 많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는다는 것 또한 더 없이 중요하다. 1426년 12월 조선시대 세종임금이 문학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집현전학자들에게 독서휴가를 해 줘 책을 읽도록 했다.

책의 역할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위대하다. 책 속엔 지구상의 유무형의 가치뿐만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 그 모든 것이 들어 있다. 그래서 책이 인간의 운명을 좌우하는 정신적 식량이 된다.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지식이 곧 힘이라 했다. 또 드러커는 아무리 훌륭한 지식이라도 책안에 있을 때는 단순 정보일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프랑스 수학자 파스칼은 지혜가 지식보다 뛰어나다고 했다. 그런 지혜를 갖도록 하는 지식을 전달하는 글, 그 글이 담긴 책, 그런 글쓰기를 하는 문학가 그들 모임이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이자 한국문인협회요 한국문인협회 안산지회다.

문학으로 볼 땐 한국문인협회 안산지회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안산시민의 얼굴이다. 그 점으로 보아 문인은 긍지를 갖고 부끄럽지 않게 활동해야 한다. 문인은 어느 면에서나 모범이 돼야 한다. 올곧고 탐욕 따위 몰라야 한다. 마음씨가 고아야하고 남을 음해 중상모략을 해선 안 된다. 그래야 좋은 글을 쓴다. 마음이 정직하지 못하면 글 그 자체가 쓰레기가 된다.

작가에게 저서는 자식과 같다. 그것도 귀한 자식으로 행여 잘 못되어 남의 눈밖에 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애지중지 키운 자식과 다를 바 없다. 심혈을 다해 쓴 자신의 저서가 독자가 없어 서점 밖으로 쫓겨 나 갈 곳 없이 방황한다면 작가의 심정 찢어지게 아프지 않을 수가 없다. 그게 문인의 심정이다.

문제는 문학가들 글 쓰는 환경이 열악하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 최근 국제기구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 평균 독서시간이 하루 6분밖에 되지 않으며 하루 10분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이 전체인구의 1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OECD 국가 중 맨 꼴찌다라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독서에 대해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고 했다. 스티븐잡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책이라 했다. 몽테뉴는 독서만큼 값이 싸면서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프랑스 작가 샤를만치는 책에 조언을 구하지 말고 책속의 보물을 훔치라했다. 그는 또 독서는 죽음과 벌이는 결연한 전투라고 했다. 그렇듯 독서를 한다는 것 쉽지 않다. 그러나 독서는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정도로 삶에 크게 도움이 된다. 그런 독서를 위해 안산시와 시민은 변해야 한다.

이웃 군포시만 해도 ‘책 읽는 도시’를 시정목표로 하고 등산로 아파트단지 등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면 책을 비치해놓고 시민 누구라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지금부터라도 안산시 소재 문인은 시민을 위해 독서 또는 글쓰기 봉사를 해야 하며 안산시 또한 안산시민을 위하여 문인협회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문인을 최대한 활용 시민의 독서 의식 고취에 힘써야 한다. 그래서 성호선생을 비롯한 문장가의 위업을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 안산시와 시의회에 간곡히 부탁한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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