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혼란 예상되는데 안산시는 ‘나 몰라라’

안산 시내 법인택시·개인택시조합은 지난 1일부터 카카오택시 앱 사용을 전격 중단하고 카카오콜 호출을 일절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시내 한 택시정류장에 ‘카카오택시 서비스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오만학 기자

#. 상록구 월피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는 최근 쉽게 잡히지 않는 택시 때문에 큰 불편을 겪었다. 평소 자주 애용하던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APP)으로 택시를 호출했는데 30분이 넘도록 택시가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5분도 채 안 돼 지근거리에 있는 택시를 호출할 수 있었을 텐데 이날따라 의외였다. 조금 지나 마침 주위를 지나는 ‘빈차’ 택시를 잡아 탄 김씨는 택시기사로부터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새해부터는 카카오콜을 안 받아요.”

안산 시내 택시업계가 급작스럽게 ‘카카오택시’ 서비스 사용을 중단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4일 지역 운송업계에 따르면 안산 시내 법인택시·개인택시조합은 지난 1일부터 카카오택시 앱 사용을 전격 중단하고 카카오콜 호출을 일절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시민들은 카카오택시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택시 호출을 원할 경우 기존 택시회사 콜 번호를 이용하거나 SK텔레콤에서 만든 ‘T맵택시’나 택시업계에서 만든 자체 앱을 이용해야 한다.

지역 택시업계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대한 저항의 일환으로 카카오택시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길호 안산개인택시조합장은 4일 반월신문과의 통화에서 “카카오에서 카풀(서비스)을 하려고 해서 카카오콜은 안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21일에 출시될 전국 개인택시연합회에서 만든 ‘T1’이라는 자체 앱을 통해 콜 서비스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내 한 택시 정류장에서 만난 택시기사들 역시 “카카오가 우리(택시기사)한테 배신을 해 카카오콜을 불러도 안 받기로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택시 콜서비스 시장 공룡인 카카오택시가 급작스럽게 중단됨에 따라 시민들의 혼란과 큰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다음 카카오와 국내 택시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택시앱 ‘카카오T’의 국내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해 기준 200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카카오택시를 이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 12월 ‘티(T)맵택시’가 택시업계와 카카오 간 갈등의 어부지리로 월간실사용자수 12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아직 카카오T(600만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산시는 해당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그런 소식(카카오택시 서비스 중단)이 돌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면서도 “해당 사실에 대해 정확히 택시업계에 확인해보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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