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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보다 ‘화합정치’를 하자
반월신문 | 승인 2018.12.19 09:27

김종필 전 총리는 정치를 虛業허업이라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정치 이야기를 해야겠다. 현 정부가 하고 있는 ‘적폐청산’은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을 죽게 만드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갈등의 정치를 그만 두고, 김대중 대통령의 ‘화합정치’를 본받아야 한다.

김대중 후보는 1997년 12월 18일,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당선되자마자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했다. 김대중 자신은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내란 음모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국민 통합 차원에서 怨讐원수에 대한 사면을 요청했다. 그래서 김영삼 대통령은 12월 20일에 두 사람을 사면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 정치탄압과 지역차별에 시달려 왔다. 그랬기에 그는 1998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정치 보복’과 ‘지역 차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 정부’는 어떠한 정치 보복도 하지 않겠습니다. 어떠한 차별과 특혜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무슨 지역 정권이니 무슨 도(道) 차별이니 하는 말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 약속을 지켰다.

2009년 8월 14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폐렴으로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층 VIP 대기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나, 고마움을 표했다. “김대중 대통령 때 전직 대통령들이 제일 행복했다. 현직이 안 봐주면 전직들처럼 불쌍한 이들이 없지 않으냐. 재임기간 열 번 가까이 전직 대통령들이 청와대에 초대받아 갔다. 세상 돌아가는 상황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미국 부시 전 대통령이 얼마 전 별세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전직 대통령을 추모했다. 한국 국민은 미국은 역시 정치 선진국이라고 부러워했다. 하지만 한국에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김대중 씨는 한국 정치 역사상 최초로 평화적인 정권 교체에 성공한 사람이다. 또 하나, 그는 정치 보복 없는 화합의 정치를 보여준 최초의 한국 대통령이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편 가르기 정치를 하였다. 그리고 퇴임 후에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검찰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얼마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니 이명박이 검찰 조사받고 감옥 간 건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적폐청산’은 거기서 끝냈어야 한다. 그 이상은 過猶不及과유불급이다. 심지어 사법부까지 단죄하려드는 건 3권 분립마저 위태롭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과 손잡으려 엄청나게 애쓴다. 국내 화합도 못 이루면서 북한과만 가까워지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김대중은 국내 화합을 이루고서 나아가 북한과 평화를 꾀했다.

요즘 한국 정치판을 보면 조선시대 士禍사화의 반복 같다. 보복은 보복을 낳고, 피는 피를 부른다. 다시 보수가 집권했을 때, 과연 문재인 쪽 사람들은 보복을 피할 수 있을까. 미국은 적폐가 있으면 제도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한국은 좌우 이념 대립으로 싸우다가, 이제는 적폐청산한다고 또 싸운다. 세계는 급변하고 다른 나라들은 국가의 힘을 키우는 데 온 힘을 쏟는다. 헌데 한국은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집안싸움만 하고 있으니 나라 앞날이 캄캄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40%의 지지율로, 문재인 대통령은 41%의 지지율로 집권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지자보다 반대자가 많다는 걸 염두에 두고 화합정치를 펼쳤다. 반면에 문재인 대통령은 민노총의 귀족 노조, 우리법 연구회, 전교조, 민변 같은 특정한 자기편만 믿고 갈등의 정치를 한다. 그 끝은 어찌 될까. 나라도 망가지고, 정권이 끝나면 현 집권층도 보복을 당할 게 뻔하다. 우리 민족은 왜 이렇게 어리석은 일을 수백 년간 되풀이하고 있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세월호, 제발 이제 그만 우려먹자. 세월호 사찰했다고 억울한 누명을 씌워 참 군인을 죽게 만들면 되는가. 안산 한가운데 시민의 휴식공간 7천 평에 세월호 위령시설 만든다는 게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과거에 매달리면 희망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을 본받아 ‘화합정치’를 하기 바란다.

김창진 초당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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