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출입문 봉쇄하고 수수방관
“재건축이 진행되면 어차피 살아갈 수 없으니 나를 잡아가라”

지난 26일 안산시의회에서 선부동 2.3구역 재건축 반대주민이 공무원과 몸싸움 도중 쓰러져 구급대원에게 실려나가고 있다. 사진=한윤성 기자 1-yoon@naver.com

선부동 2·3구역 재건축 반대 시민들이 지난 26일 안산시의회를 찾았다. 안산시청 모든 출입문을 봉쇄당해 시의회에 들어가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 참석한 윤화섭 안산시장과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안산시의회를 방문한 것이다.

하지만 본회의가 끝난 윤 시장은 시민들을 피해 뒷길로 빠져나갔다. 이에 시민들은 안산시의회와 시청을 연결하는 2층 연결통로를 통해 시청으로 진입하려 했다. 이를 제지하는 시청 공무원들과 몸싸움 중 재건축을 반대하던 시민이 쓰러졌고 그 후 경찰·구급차가 출동해 싸움은 일단락됐다.

재건축 반대 시민 김씨는 “재건축이 진행되면 어차피 살아갈 수 없으니 나를 잡아가라”며 출동한 경찰에게 외쳤다. 현재 반대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서 재건축 반대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비대위는 현재 148가구 중 100가구를 웃도는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주민 의사를 반영해 주민 의지와 맞지 않는 조례로 인해 재건축 준공을 강행하려 한다. 그렇기에 시장·시의원 등을 설득해 조례개정을 하려 시청과 시의회를 상시 방문하고 있다. 비대위는 특히 지역구의원(송바우나·추연호·강광주)들이 주민들의 생사가 걸린 민원사항에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지구에 방문했을 때 재건축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빨간 깃발이 건물 곳곳에서 펄럭이고 있었다. 이에 본지 기자는 재건축 비대위를 만나 선부동 2·3구역 재건축에 문제점을 청취했다. 재건축 비대위에 따르면 지역주민들의 대부분이 노쇠한 어르신들로 경제활동을 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임대 소득이 유일한 소득인 어르신들은 재건축이 진행되면 유일한 소득수단을 잃게돼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감정평가가 현시세에 50%도 책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건물이 아무리 노쇠했다고 하지만 부동산에서 10억여 원에 거래되던 매물이 감정평가에서 5억도 못 받은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리고 재건축 조합원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교묘하게 설명을 진행해 속았다는 주장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한 어르신은 “이사비용은 건설사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인지했고 건물도 팔 수 있는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현재 3년 동안 거주해야 팔 수 있도록 부동산법이 개정됐고, 이사비용도 입주 시 돌려줘야 한다. 비대위 사람들은 입을 모아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재개발의 성공유무이다. 안산은 인구감소 전국 3위로 수도권에서는 보기 드문 인구감소·소득저하를 겪고 있다”며 “부동산 제재와 금융위기 등 대·내외적 부동산 전망도 밝지 않다. 이런 시기에 안산은 오히려 마구잡이식 재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에 이러한 정책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선부동 인근 공인중개사 이씨는 “화성(동탄), 시흥(배곧), 수원시 등 주변에 경쟁력 있는 아파트가 많다. 이곳보다 교육 및 주거환경이 안 좋다고 평가되는 안산시의 무리한 재개발은 주민들의 재산에 큰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선부동 2·3구역의 재개발은 도급 방식으로 사업주체를 조합에서 맡아 분양률에 따른 피해를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