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게도 우리의 미래는 밝지 않다. 우리 경제는 과거에 겪지 못했던 한계에 봉착했다. 고용 없는 저성장이 일반화 되고 있고 갈 곳 잃은 젊은이들의 절망과 좌절이 우리를 아프게 한다.

일평생을 가족부양이라는 무거운 짐을 진 채 묵묵히 살아 왔지만 이제는 할 일이 없거나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중장년, 노년층의 뿌리 깊은 고뇌도 눈물겹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사회구조가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적폐 중의 적폐인 ‘분단’이라는 사슬이 73년 째 우리의 앞을 완강하게 가로 막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남북이 화해하고 교류하고 마침내 통일에 이르는 이 모든 과정들이 현재 우리가 당면한 우리 사회의 모순들을 극복하는 훌륭한 해법 중의 하나라고 확신한다.

통일은 휴전선이남, 섬 아닌 섬 속에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머물러 지내는 우리를 시베리아나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유럽으로 웅비하게 할 것이다. 싼 값에 팔려 나가고 있는 북한의 자원들은 우리 기업들이 재도약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남과 북의 협력은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 방황하는 중장년들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다.

안산시도 통일을 준비하자. 통일, 통일에 이르는 남북교류와 협력의 대전환의 시기에 안산시도 시의회도 시민들도 대비하자. 통일은 결코 국가만의 사무가 아니다. 통일은 지자체도 기업도 교회도 시민단체도 심지어는 발 빠른 개인들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전국 각지의 지자체들이 통일, 남북교류협력에 대비하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안산에서도 준비를 했었다. 벌써 6년 전이다. 안산은 안산YMCA의 제안에 따라 평화통일단체들을 중심으로 2012년 10월 ‘안산시 평화통일조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차례의 준비회의와 3차례에 걸친 전문가초청 공개특강, 비전워크삽, 전문위원 간담회, 통일대담 등을 통하여 다른 어떤 지자체보다도 더 빠르고 알차게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6대 시의회는 시의원 총 20명 중 10명이 찬성하고 8명이 반대, 2명이 기권함으로 부결시켰다. 이어 2015년 1월에 있었던 7대 시의회에 에서는 안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6명의 전원 찬성으로 수정안이 상임위에서 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본 회의에서 총21명의 의원 중에 찬성 10명, 반대 11명으로 부결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안산평화통일조례준비위는 ‘해산’을 결정하고 평화통일조례 논의를 위한 ‘원탁회의’를 진행하였다. 또 다시 새로운 공유 과정을 거치기로하고, 시간을 갖고 다시 협의해 나가기로 했지만 그만큼 안산은 시간을 잃었고 동력을 소진했다.

‘통일’은 엄중한 과제다. ‘통일’은 미래의 먹거리이다. 정파적으로 해석하고 감정적으로 처리할 일이 아니다. 다행스럽게 안산도 이제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10일, 안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안산, 남북교류협력사업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데 이어 지난 10월 18일 ‘안산시 평화통일 증진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다시 열렸다.

어찌되었든 남북은 대립과 대결의 국면에서 화해와 협력, 대화와 교류의 국면으로의 대전환이 예상된다. 더불어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조건들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상도 가능하다.

이제 안산시도 시의회도 시의 미래를 담보하고 시민들의 생활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발전시킨다는 차원에서라도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다양한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대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이 반드시 모색되어야 한다.

윤기종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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