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뀌고 국회의장이 바뀌면 무엇인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했더니 결국 기대했던 것 어리석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2009년 1월 이회창 당시 자유선진당 총재가 국회의원 숫자를 30%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 때 국민 다수는 100여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결국 30% 감축 이야기를 했던 이회창 총재는 그 후 보이지 않았다. 이회창 총재의 발언에 당시 여야의원들이 부글부글 끓었다. 발언은 냉소로 끝났다. 언제도 국회의원들은 제살 까는 일에는 입에 거품을 물었다.

지난 2004년 이후 총선과 대선 때 내 놓았던 공약만 살펴보아도 당시 새누리당에서 의원 세비 30% 삭감, 불 체포·면책특권 내려놓기, 국민 참여 경선 도입, 재보선비용 원인 제공자부담, 국회윤리위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 공천금품수수 또는 공무담임권 20년 제한,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선거구 획정 전원 외부인사에 위임, 등등이었다.

민주당에서도 의원 세비 30% 삭감, 불 체포· 면책특권 내려놓기, 국민 참여 경선도입, 국회의원세비삭감위원회설치, 국민윤리특위 산하 시민제소위원회설치, 지역구의원 축소 및 비례대표 확대,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 선거구획정 외부인사에 위임 등 공약을 행여 다른 당에 뒤질세라 앞 다투어 내놓았다.

그 공약들 얼마나 실천했는가? 우선 삭감하겠다던 세비 삭감은커녕 이래저래 더 올렸다. 그 이외 공약公約 공약空約으로, 그래놓고 걸핏하면 그들 입에서 또 거침없이 정치혁신카드를 꺼냈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그렇다.

2014년 2월 3일 김한길 대표가 국회의원국민소환제 도입, 출판기념회투명성 강화, 각종 특권 내려놓기, 경조사 금액 5만 원 이하, 한명에게서 선물 한도 년 간 10만 원 이하로 제한, 해외출장 사전승인·사후 비용정산보고, 세비심사위원회설치 등 국회의원 특권방지법제정을 제안했다.

그리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또한 출판기념회를 통한 부당한 정치자금모금제도개선, 해외출장에 대한 윤리성강화, 세비삭감 등을 주장했다. 2년 여 전 국회의장 또한 국회의원특권 내려놓겠다고 했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 그 동안 내놓았던 공약 미루고 또 미루고 또 미루고 그랬다. 그런 행태 변하지 않고 있다. 말만 해 놓고 어느 순간부터는 조용해진다. 그것으로 그만이다. 그게 대한민국국회의 행태다. 그러니 국회의원 누가 뭐라 해도 국민들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또! 또~ 그리고 넘기기는 해도 기분 나쁘다. 국민을 우롱한 것 같아?

지난 11월 16일이다. 국회의장이 모 신문기자와 인터뷰하면서 국회가 먼저 뼈 깎는 노력하면 국민도 양해해 주리라 생각한다면서 국회쇄신을 위해서 필요하다며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꺼냈다.

그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빌미로 국회의원을 30명 정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연중무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연중무휴는 그만 두고 쉴 때 쉬며 말과 행동 다르지 않게 언행에 심중했으면 한다. 국회운영 잘 해 보기위해 국회의원 수 늘리기에 앞서 국회법에 맞는 지역구의원 조정부터 했으면 한다.

지난 저 지난 국회 때부터 인구감소에 따른 국회의원 지역구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을 했다가 덮고를 수번 했다. 그리고 미적거리다 넘겼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다르리라 생각된다. 왜냐고? 자기들 모두에 손해 아닌 득이 되는 일이라서. 이회창 전 총재의 말에 부글부글 그때와는 달리 입 찢어지고 손바닥 터질 일이라서, 속 보이는 일 더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국회의원 숫자타령 접을 수 없을까? 국회의원 수 적어 일 못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최저임금정책, 주 52시간 근로정책, 임시직근로자 정규직화, 공정경제, 그런 것들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국민다수는 죽겠다는데 이 때 꼭 그래야 하는가? 정말 속보인다.

한정규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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