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문 월남전 참전자회 안산시 지회장

대한민국 월남전 참전자회 경기도지부 안산시지회 사무실은 구 상록구청 청사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최기문 지회장을 인터뷰 하기위해 찾아간 11월3일은 한달에 한번 열리는 월례회의 날이라고 했다. 그런 탓인지 지회 사무실은 70대 이상 회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사진=최제영 大記者

대한민국 월남전 참전자회 경기도지부 안산시지회 사무실은 구 상록구청 청사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최기문 지회장(72)을 인터뷰 하기위해 찾아간 지난 11월3일은 한달에 한번 열리는 '월례회의 날'이라고 했다. 그런 탓인지 사무실은 70대 이상 회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사무실 벽면에는 회원들이 낸 찬조금 명단과 회비납부 빨간 도장이 빼곡했다. 정부와 안산시에서 나오는 예산이 워낙적어 회원들의 작은 정성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했다. 최기문 지회장은 회원들의 열렬한 지지로 제8대~제9대를 연임으로 이끌고 있는데, 안산시 9개 보훈단체 협의회장도 겸해서 맡고 있다고 했다. 안산에는 월남전에 파병했던 분들이 모두 180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1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매월 월례회의에는 대략 350여명이 참석한다고 했다. 최기문 지회장을 만나 월남전에 대한 얘기를 속시원히 들어봤다.

Q오늘 많은 분들이 모였다. 특별한 날인가.

-월남전에 참전했던 분들이 안산에 대략 1800여분이 살고있다. 이중 1000여명이 우리 지회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데, 350여명 정도가 열성 회원들이라고 보면된다. 매월 월례회의에 350여명이 참석을 하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한달만에 만나는 분들이기에 반갑게 인사도 하고 근황도 전해주고 있다. 전우애가 깊어서인지 표정만 봐도 금방 알수가 있다. 이분들은 월회비 1만원을 내면서 저녁식사도 함께하고 있다. 정을 나누는 그런 날이라고 보면된다.

Q평균 연령대가 어느정도 되나.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평균 연령이 73세 정도로 알고있다. 모두 노인으로 볼수 있는 나이다. 안산시 지회가 1993년 3월1일 창립됐는데, 당시는 20~30명으로 구성됐다. 그때만해도 비교적 젊은층이 많았다. 이후 세월히 흐르면서 이제 노인이 다 되어버렸다. 사실 월남전에 파병된 시점만 보더라고 상당한 세월이 흐르지 않았나. 1964년~1973년 사이 8년 8개월간 32만5000명이 파병에 참여했다. 전쟁에서 살아온 것만 해도 어찌보면 행운이라고 하지만 수많은 동료들이 죽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아픈 얘기다.

Q월남 참전자들에 대한 예우는 어떤 편인가.

-한마디로 이 얘기만 나오면 화부터 난다. 월남에서 벌어들인 돈이 67억달러로 알고 있다. 이 돈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국가 기간산업 발전에 거의 사용되지 않았나. 서독 광부들도 돈을 벌었지만 월남전에 비교하면 훨씬 적은 액수다. 수많은 파병 군인들이 베트남에서 죽거나 아니면 중상을 입고 장애인이 되었다. 외국에서 차관을 빌려오던 시절도 그때부터 멈추고 경제적 부흥을 이뤘다. 그런데 지금 국가나 지방정부 특히, 안산시에서 우리에게 지원한는 돈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주변의 군포시, 수원시, 고양시에 비해 턱없이 적은 운영비를 받고 있다. 이게 제대로 된 행정인가 묻고싶다. 오죽하면 지회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의 4대 보험도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말이지 창피한 일이다.

최기문 지회장(사진 중앙)이 김재환 운영위원(오른쪽), 방상식 운영위원(왼쪽)과 지회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Q참전자회에서 하는 일이 궁금하다.

-1년에 두차례에 걸쳐 안보교육차 전적지 방문을 한다. 버스 4대 정도를 빌려 가는데 안산시에서 200만원을 지원하는데 상당히 부족하다. 주로 봉사활동에도 회원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안산천과 화정천에 매년 1회씩 대대적인 청소를 한다. 장마철에 물이 넘치는 등 수해를 대비한 봉사도 계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우이웃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매년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의 쌀' 을 전달하기도 한다.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몸으로 봉사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회원들이 나이가 들면서 육체적인 봉사에 한계가 있다. 해가 갈수록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는데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하다.

Q월남전에 참전한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

-월남전 당시 모두 8개국이 참전을 했다. 그들 나라들은 참전용사들에 대해 예우 등 지원책이 우리나라와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들었다. 나라마다 좀 다르겠지만 정부 포상금이나 전투수당 등 전반적인 보상액이 많은 것으로 알고있다. 정부가 지급하는 참전 명예수당도 이번 정부들어 좀 인상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측면이 너무나 많다. 하루빨리 이 같은 정책이 개선되길 바란다. 정부와 국회에서 관심을 갖게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안산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인정하는 공법 단체에 대한 예우가 반드시 필요하다.

Q최기문 지회장의 참전 얘기가 궁금하다.

-나는 1967년 월남에 파병돼 13개월만에 귀국을 했다. 모두가 마찬가지지만 배를타고 1주일 걸려 베트남에 도착해 귀국때도 1주일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청룡부대로 편성됐는데 280명이 파병돼 200명 정도가 귀국했다. 그러니까 80여명이 전사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때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 당시 월남갔다오니 어려운 살림에 전세금을 마련하는 등 집안에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다. 1942년생이 1진으로 처음으로 파병됐고 모두 32만명이 참전해 5000명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슴아픈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안산시지회는 1년에 두차례에 걸쳐 안보교육차 전적지 방문을 한다. 버스 4대 정도를 빌려 가는데 안산시에서 200만원을 지원하는데 예산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했다.

Q안산시에 서운한 점이 많아 보인다.

-사실 그렇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보훈단체 운영비 지원이 주변 도시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면 시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계속한다. 인근 군포 용인 수원시에 비해 얼마나 예산이 없는지는 알수없다. 그들 도시에 사는 월남전 참전자회 회원이나 안산시에 사는 회원이나 우리입장에서는 다를바가 없지 않은가. 보훈단체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사실을 꼭 전달하고 싶다. 그리고 시민이 뽑아 준 윤화섭 시장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윤화섭 시장이 당선되고 나서 해당 과(課)를 통해 면담신청을 한적이 있다. 그런데 취임한지 몇달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응답이 없다. 해당 과에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면 '시장이 바빠서 그렇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얘기로 들리고 있다.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겠나. 더군다나 보훈단체 장(長)이 요청한 면담신청이 이렇게 묵살되는데 일반 시민들은 오죽하겠나. 정말 화가 치미는 대목이다.

Q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지회장은 특별한 활동비가 있는것도 아니다. 다행히 지난날 회사를 운영했기에 나름대로 경제적 측면에서 다른 회원들에 비해 낫다고 볼수 있다. 수백명의 회원들이 이제 나이도 들고 경조사에 바삐 움직이고 있다. 부족한데도 지회장 연임으로 인정해 준데다 9개 보훈단체 대변도 해줘야 하는 입장에 놓여있다. 나라의 부흥을 위해 목숨을 걸고 월남전에 파병됐던 전우들이다. 정부도 그렇지만 안산시도 특별한 애정이 필요하다. 회원들이 월 1만원으로 식사를 하고 즐거워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입법을 통해 예산을 늘려주기 바라고 안산시도 보조금 지원 현실화를 부탁한다. 모두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 아닌가. 이번 기회를 통해 목타는 마음을 헤아려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인터뷰=최제영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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