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중에 이런 별난 바보가 있다. 철부지 어린아이도 아닌 그렇다고 지체장애자도 아닌 멀쩡한 어른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해서는 안 될 음주운전을 하는 등 법질서를 지키지 않고 그걸 자랑하는 바보,

국가사회는 말 할 것 없고 크고 작은 집단 하물며 한 가정에서도 원만한 질서를 위해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그 지켜야 할 규범들이란 비교적 하기 좋고 먹기 좋고 재미있는 것 보다는 하기 쉽지 않고 먹으면 쓰고 재미없는 것들이다. 반드시 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보편적으로 모두에게 바람직한 것일수록 하기 싫은 게 많다.

일예로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음주운전 본인을 위해서 아니면 불특정 다수를 위해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국가가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음주운전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교통사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행위는 우리나라 뿐만은 아니다. 모든 나라가 비슷하다.

미국에서는 잦은 음주운전사고 발생 때문에 ‘지명운전자’운동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그 운동은 하버드 보건대학원 제이 윈스턴교수가 TV 프로편성부 감독과 상업영화감독들에게 사회적으로 유익한 메시지를 TV영상물이나 영화 속에 넣어 달라고 하여 전개한 운동이다.

‘지정운전자’운동은 사교모임 때 친구 중에서 그날 술을 마시지 않고 대신 운전을 하는 것으로 미리 지명하자는 운동이다. 그 운동에 대한 공익광고를 했다.

그 운동을 한 결과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상자 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지정운전자 지정’ 관습이 확대 사회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던 적이 있다 한다.

얼마 후면 음주운전자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연말연시다. 음주운전자가 많은 것만큼 음주운전사고로 사상자도 크게 많아진다.

음주운전사고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는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 거의 상습적이다. 음주운전사고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것 보다는 단속에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돼 있다. 그 생각 정말 무서운 태도이자 더 없이 위험한 사고다.

그런 음주운전과 관련 한심한 것은 음주운전을 한 사람 대부분이 잘난 척하고 음주운전을 했던 사실을 자랑한다.

만취상태에서 운전하다 단속에 걸려서 음주단속경찰관에게 공갈을 치고 협박을 하고 이런저런 짓 했더니 조심해서 잘 가시라 하더라는 등 자랑을 한다. 창피스러운 일을 하고 영광스러웠던 일처럼 으스댄다.

범법행위를 하고도 잘난척하는 바보다. 그런 사람 바보 중에 바보다. 마치 강도가 강도짓을 하고 잘난척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시 말해 인간 탈을 쓴 별난 바보다. 바보가 따로 없다. 그게 바보다.

이제 우리도 음주문화 바꿔야 한다. 생명의 소중함 그 어느 누구도 소중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 없다. 그 토록 소중한 생명을 생각한다면 음주운전을 하는 등 바보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술 마시고 운전해서는 안 된다는 법, 그 누구 제 삼자를 위하는 것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다는 것 똑똑히 알고 지켜야 한다.

오는 연말을 앞두고 직장 또는 친구들 끼리 하는 모임이 있을 때는 미국에서처럼 ‘지명운전자’를 정해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그런 행위를 개선, 보다 명랑하고 안전하며 행복한 사회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런 행복한 사회 우리 다 함께 만드는 노력 해 봄 어떨까? 모두에게 여쭈어 본다. 법집행을 위해 노력하는 검찰 경찰기관에서 그 운동 한번 검토해 볼 것을 권장한다.

한정규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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