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돈으로 야유회·공무원 영전 축하란 구입비 사용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안산 지역 주민자치센터들이 프로그램 수강료를 부정하게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각 동의 주민자치센터 수강료 적립금 지출 내역서. 목록 중 워크샵 비용과 지방선거 및 영전 축하란 명목이 눈에 띈다.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안산 지역 주민자치센터들이 프로그램 수강료를 부정하게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동의 경우 수강료 적립금을 가지고 야유회(워크샵)를 가거나 공무원 영전 축하란 구입에 사용하는 등 그 비위가 도를 넘었다.

안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추연호 의원은 지난 18일 안산시 안전행정국을 대상으로 하는 안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안산시 자치행정과장에게 “주민편의 및 복리증진과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해 사용돼야 할 주민자치센터 적립금이 자치센터 운영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곳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시행령을 보면 ‘동 야유회나 송년회 등의 경비는 제외한다’라고 명확히 써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종 워크숍이나 식대, 심지어 공무원 영전 축하란 보내는데도 적립금을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시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시행규칙’은 ‘수강료의 사용용도는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비품 및 장비구입비 ▲자치센터 환경개선 및 유지보수비 ▲작품발표회 및 동아리경연대회 관련 행사비용 ▲자치센터 홍보에 필요한 경비 등이며, 다른 법령에 따라 지원되는 사업이나, 동 야유회, 송년회 등 자치센터 운영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경비는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월신문이 입수한 ‘주민자치센터 수강료 적립금 지출금 현황’ 자료를 보면 적립금을 법령이 정하고 있는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일부 동의 경우 적립금을 가지고 워크샵을 가거나 주민자치센터 자원봉사자들에게 명절 보너스를 지급했다.

또 지방선거 당선자 및 영전한 공무원에게 축하란을 보내는 데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모두 현행법령에서 벗어난 부정한 사용이다.

추연호 의원은 지난 19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돈(수강료)은 명확히 정해져 있어 작품발표회나 동아리 경영대회 비용으로만 쓸 수 있지 식대나 자기들 노는데 지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사실 시의원들 입장에서는 주민자치위원들이 지역에서 다 표로 연결되다보니 지금까지 이 문제를 건드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기회에 이런 것(적립금 부정사용)들을 짚고 넘어가야 앞으로 헛된 돈이 나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만균 안산시 안전행정국장은 18일 안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개선안을 만들어서 각 동장들에게 주지시키고, 주민자치위원장 월례회의 때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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