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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송금한 돈박정호 변호사의 세상사는 法
반월신문 | 승인 2018.10.24 09:24

언제부터인가 인터넷뱅킹 또는 스마트폰뱅킹을 통해 계좌이체를 할 때, 상대방 예금주명을 먼저 직접 입력하여 내가 입력한 계좌번호의 예금주와 동일한지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었다. 송금하고자 하는 계좌가 사기계좌인지 여부를 조회할 수 있는 화면을 함께 올려둔 곳도 있었다. 아무래도 그동안 송금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 자주 발생했기에 점점 안전장치를 늘려가는 과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에게 속아서 송금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계좌번호를 잘못 눌러서 엉뚱한 사람에게 돈을 보내거나 또는 이미 송금이 된 줄 모르고 여러 번 송금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후자를 이른바 ‘착오송금’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잘못 송금된 돈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해 한해에만 착오송금된 돈이 액수로 238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2380억원에 달하는 9만 2천건의 착오송금건 가운데 그 돈을 다시 돌려받지 못한 비율이 56%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로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아 이처럼 절반이 넘게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취인은 그저 소위 ‘땡 잡았다’고 생각하고 그 돈을 써버려도 되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이에 관하여는 이미 대법원 판례까지 존재한다. 우리 판례는 “어떤 예금계좌에 돈이 착오로 잘못 송금되어 입금된 경우에는 그 예금주와 송금인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고 보아 수취인이 이를 임의로 인출하여 소비하는 경우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본다.

또한 우리 판례는 “수취인은 송금인에게 착오송금된 입금액 상당을 민법상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한다. 즉 수취인이 임의반환하지 않는 경우에 송금인은 수취인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반환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소송을 한다는 것이 어디 그렇게 간단한가. 잘못 보낸 금액이 소액인 경우에는 소송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그래서 아예 돌려받는 걸 포기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결국 정부가 ‘채권매입제도’라는 구제방안을 내놓았다. 돈을 잘못 보낸 사람이 신고를 하면 예금보험공사가 잘못 보낸 금액의 80%를 대신 돌려주고, 수취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등 관련 채권을 매입한다는 것이다. 착오 송금일로부터 1년 이내의 채권이면서 착오송금액이 최소 5만원, 최대 1000만원 사이인 경우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제도가 시행되면 착오송금액의 상당부분을 신속하게 보전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 신청가능한 것이 아니라 예금자보호법령을 개정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금액에 있어서도 착오송금액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한 번 더 확인하고 조심하여 잘못 송금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박정호 변호사 / euidamla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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