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액션배우..'미친도시' 남우 주연상 한태일

원로 탤런트 겸 영화배우 한태일(78)씨는 여전히 활력이 넘쳐보였다. 80을 바라보는 나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55년 연기생활이 그는 행복한 순간순간이라고 표현했다. 한씨는 인터뷰 내내 연기는 내인생의 전부라고 힘차게 말했다.

원로 탤런트 겸 영화배우 한태일(78)씨는 여전히 활력이 넘쳐보였다. 80을 바라보는 나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주름하나 없어보였다. 55년 연기생활이 그는 행복한 순간순간이라고 표현했다. 톱배우는 아니었지만 영화가 좋고 연기가 재미있다고 했다. 그런그가 요즘 행복이 특히 넘친다고 자랑했다. 청렴 공무원을 그린 '미친도시'에서 주연을 맡았는데,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했다. 신카나리아 남편 김화랑 감독이 만든 '쥐구멍에도 별들날 있다'라는 영화로 첫 데뷔했다. 그는 이번에 출연한 '미친도시' 시나리오를 받아보는 순간 뭔가 '찡'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한여름에도 겨울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코트와 점퍼를 입어야 하는 고충이 따랐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1990년 이두용 감독의 '뽕3' 이후 두번째 주연을 맡았다고 회고했다.남우 주연상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온 한태일씨를 지난 13일 안산시내 일식집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다.

Q연기자 생활은 언제부터 했나.

-그러니까 1965년으로 기억된다. 어려서 부터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서라벌예대를 나와 신카나리아 남편인 김화랑 감독을 만나면서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당시 '쥐구멍에도 별들날 있다'라는 영화였는데 나의 데뷔작이다. 오랜세월이 흘렀지만 과거가 새록새록하다. 그동안 400편 이상 출연했는데 주연급 출연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연기는 나의 인생이고 나의 운명이다. 1990년 이두용 감독의 '뽕3'에서 주연을 맡은 이후 이번에 '미친도시'에서 두번째로 주연을 맡았다.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한 여름에 겨울 배경을 찍느라 무척 힘들었다.

Q연기생활에서 어떤 배역으로 출연을 많이 했나.

-나는 제주도 출신으로 서라벌예대 무용과 다녔다.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았다. 사실 그동안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는데, 액션물 배우 역할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일명 깡패나 구두닦이 등 음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팬들이 주로 많았다. 대표적인 액션물로는 '오빠가 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 '무장해제' 등을 뽑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에로물도 많이 출연했다. '뽕3' 전에 나온 '뽕' 영화는 지난 1987년에 미국으로 수출했는데 1주일동안 무대에 올라 무대인사를 한 기억도 있다. 지난 얘기지만 하루 500불(지금의 50만원)을 받고 무대에 올랐다. 1994년 김호선 감독의 애니깡 조연 출연도 추억에 남는 작품이다.

Q이번에 주연한 '미친도시'에 대해 얘기좀 해달라.

-사실 이번에 출연한 '미친도시' 는 내 연기 생활중에 두번째 주연 작품이다. 장태령 감독이 시나리오를 만들었는데 처음 받아보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주인공이 이북에서 월남해 땅장사로 돈을 많이 모았다. 한마디로 땅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이후 청렴한 공무원상을 그린 작품인데, 현시대가 필요로하는 공무원이었다. 청렴하게 살고자 했던 한 공무원의 정의로운 삶을 밟아버린 악인들 사이에서 얽힌 잔혹한 얘기였다. 말단 구청 공무원 주인공 '병수'가 죽음의 목전에서도 청렴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악인들과 싸우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정의가 사라지고 부정부패가 만연해진 사회를 풍자한 작품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소시민이나 국민 그리고 수많은 공무원들은 꼭 보고 되새겨야 할 영화라고 자부한다.특히 '미친도시' 시사회에 청와대 민정비서실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Q남우 주연상을 받았는데..

-이번 영화는 처음부터 어렵게 시작했다. 오래전 부터 알고 지내던 장태령 감독이 시나리오도 같이 썼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장 감독은 원래 어린이 영화 전문가다. 무려 20여편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투자자가 나타나질 않았다. CJ, 롯데, 메가박스 등이 난색을 표시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국민모금 형식으로 영화를 제작하기로 하고 모금운동에 나섰다.예상보다 어려운 촬영도 많았다. 다행히 영화를 잘 찍어 개봉했는데, 현재 롯데시네마 잠실점 등 전국 20여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편이다. 조만간에 상영관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고 안산에도 곧 개봉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있다. 운이 좋게도 내가 남우 주연상을 받았다. (사)한국예총 전북연합회(회장 선기현)이 주최한 제57회 전라예술제 영화영상 초청작에서 내가 '남우 주연상'을 받은 것이다. 장태령 감독은 '감독상'을 여자조연상에는 최종인씨가 신인상에는 임영서씨가 받았다. 다시 한번 장태령 감독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한태일(오른쪽)씨가 한국예총전북연합회 선기현 회장으로부터 트로피와 상장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Q흔히 관객들은 영화촬영 장소가 궁금할때가 많다.

-경기도 양평에서 주로 촬영을 했다. 촬영때마다 동네 주민들이 찾아와 격려도 하고 박수도 쳐줬다. 너무 감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까도 언급 했듯이 이번 '미친도시' 촬영은 한여름에 한겨울 장면을 찍어야 하는 고충이 있었다. 땀이 눈물처럼 비춰질까 고민하는 경우도 많았다. 양평 주민들께 다시한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Q최근 근황에 대해 궁금하다.

-수많은 영화에 출연한 것 자체가 나의 행복이고 즐거움이다. 최근에는 MBC 부잣집 아들 드라마에 출연을 한적이 있고 MBN '이것은 실화다'와 채널A에서 천일야史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지난 1990년에 안산 선부동으로 이사와 지금까지 살고있다. 생활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 아내가 코디역할을 다해 주고있다. 건강을 챙겨주고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항상 준비하고 있다. '건강이 최고'라고 매일 강조한다. 출연하는 의상컨셉도 직접 도와주고있다. 특별한게 있다면 시나리오를 받으면 아내와 둘이서 집 북향을 두고 절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그렇게 하면 웬지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모두다 덕분'이라는 믿음도 있다. 굳이 가족 얘기를 하자면 큰딸이 현재 한양대 중문어과 부교수로 재직중이고 막내딸은 서울에서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아들은 롯데 백화점에서 매니저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자식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있어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Q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후배 연기자들에게 꼭 전하는 말이 있다. 떳다가 금방 지는 '별똘별'이 되지말고 '은하수'가 되라는 말이다. 요즘은 스타가 없는 시절이다. 지금까지 연기생활에서 후회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배우는 물'이다 라는 말도 자주하는 편이다. 물은 반드시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법이다. 그리고 물이 막히면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배우는 자신을 추앙하는 팬들을 포용해야하고 감싸 안아야 한다. 늘 겸손을 잃지 말아야 하는 것도 배우의 덕목이라고 본다. 내 자신부터 그렇게 살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