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안산환경재단 대표이사

전준호 신임 안산환경재단 대표는 과거 정치인 시절 ‘공부하는 시의원’으로 통하던 사람이다. 시의회에서 가장 다선의원이면서 시의회 의장까지 역임했지만, 백팩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을 만큼 어느 의원보다 부지런한 정치인이었다. 그런 그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는 최초로 세워진 안산환경재단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고을 수령이 새로운 관직을 맡아 부임할 때 가져가는 건 책 한 수레와 이불 한 채, 속옷 정도면 충분하다’는 평소 그의 소신처럼 취임식조차 간소화하고 바로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그 결과로 취임한 지 한 달 정도뿐이 안 됐지만 안산환경재단에 대한 의미있는 비전을 잘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일 전준호 신임 대표를 찾아 환경재단의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전준호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준호 안산환경재단 신임대표는 지난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안산환경재단을 현장중심 환경전문기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Q. 안산환경재단 대표로 취임한 지 한 달 조금 넘었다. 소감을 전한다면.

8월 1일 취임 이후 40일이 지났다. 무척 바쁘기도 했고 또 새로운 것을 배우며 지낸 것 같다. 평소에도 환경과 지속가능 사회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안산환경재단의 책임과 할 일이 많다는 것도 다시금 확인했다. 재단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는데 그동안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재단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온 결과이고, 그렇지만 여전히 아직도 숙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외 여러 유명한 친환경 도시들 못지않은 우리 안산시가 되기 위해 정말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본인은 34년 안산시가 시로 승격되기 전부터 이곳에서 살아왔다. 안산을 사랑하는 마음 가득 담아 우리 안산시민과 자연이 함께 행복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데 환경재단의 대표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 언론인 여러분과 시민들께서 많은 응원 주시기를 소망한다.

Q. 안산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환경재단이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다. 안산환경재단의 주요 사업과 핵심 업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우리 재단은 생태계서비스팀, 도시탄소관리팀, 갈대습지관리팀, 경영기획팀 등 네 개의 팀으로 구성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계서비스팀은 생태계서비스의 가치를 확산시키고자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별로 자연학습 동아리를 양성하고 있는데 현재는 약 30여개 동아리가 마을에서 자연학습 활동을 하고 있다. 또 계층별, 대상별로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도시탄소관리팀은 안산시 전반의 에너지 문제와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팀으로서, 현재 추진 중인 주요업무를 크게 3분야로 구분하면, 재단의 핵심인 저탄소 환경인증제 및 이와 관련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분야의 관내 기업 CEO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제고와 제조업 실무자 등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운영, 안산시 환경 에너지 정책 제시를 위한 다양한 시범사업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갈대습지시설관리팀은 갈대습지를 도심속의 환경체험교육 및 힐링의 명소로 만들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자연생태보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갈대습지를 찾는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생태교육 및 해설프로그램 운영하고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자연환경해설사와 자원봉사자들이 갈대습지의 생물의 년중 모니터링 조사를 실시하며 생태 및 에너지 체험학습 시설 운영을 하고 있다.

Q. 오는 14일 재단 출범 10주년을 맞아 ‘안산환경재단의 지난 10년’을 진단하는 시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준호 신임 대표가 평가하는 환경재단의 지난 10년은 어떤 모습이었나.

앞서 훌륭한 선배 대표님들께서 환경재단을 운영했다. 그동안 재단은 건강한 생태도시로의 발전을 위해 환경인증제 운영, 기후변화 대응, 그리고 찾아가는 환경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안산시 환경 개선 및 시민 인식 증진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환경인증제를 비롯하여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설립, 탄소사냥대회, 공동주택 탄소배출량 고지 등은 전국에서 최초로 시도한 사업으로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앞으로 지역사회 단체들과 협업하고,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 운영 및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환경적 요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고 생각한다. 또한 재단의 사명과 임무를 분명히 하고 미래 비젼과 경영전략을 올바로 수립하고 실행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고 본다. 역량있는 인재들도 많습니다. 서로의 능력과 열정을 더 잘 쏟아낼 수 있도록 이끌고 지원하려 한다.

Q. 전준호號 안산환경재단의 페러다임은 무엇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단순히 경제, 사회, 환경 등을 따로 놓고 볼 수 없다. 다양한 분야의 이해와 요구들을 서로 잘 융화시켜 내고 함께 협력하면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경 분야를 담당하는 안산환경재단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취임 후 직원들과 함께 앞으로의 재단을 위한 재단 미래 10년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있다. 먼저 시민과 함께하는 현장 중심 환경전문기관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단순히 환경 관련 사업을 집행하는 것만이 아니라 안산이라는 큰 도시의 환경, 경제, 문화, 도시재생, 공동체 등 여러 분야와 통섭하고 융복합하며 일하는 틀을 마련해 가고자 한다. 시민사회와 유관단체를 비롯하여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긴밀히 유지하며 협력하고자 한다. 아울러 재단이 시민의 세금만을 받아 일하는 시 산하의 출연기관이지만 보다 적극적인 활동으로 수입도 창출하면서 재정자립의 기초를 마련하는 일도 중장기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안산환경재단, 지난10년동안 시 환경개선 증진에 기여해와

수입창출 기회도 마련해 재정자립 기초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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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습지공원, 환경전문기관인 환경재단이 관리권 맡아야

다음 세대까지 생각하는 도시비전 제시할 것

Q. 환경재단의 핵심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저탄소’ 정책에 대한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한 생각은.

사업 초기에는 기업 및 시민들의 저탄소 생활실천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홍보 등에 초점이 맞추어 사업을 추진했다. 2015년 이후로는 인증제의 내실화와 효율화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기술사급의 전문가를 통한 에너지 진단과 1년여의 개선활동을 벌여 일정 수준 이상의 에너지 절감 및 환경 저감 효과 등을 파악하여 강화된 심사를 통해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허브 등 관내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인증 진단을 통해 문제점이 파악된 노후 설비에 대해서는 일부 설비비용 등을 별도 지원신청과 심사를 통해 지원함으로써 에너지 비용절감과 온실가스 저감, 기업대표의 인식전환 등 1석 3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렇게 인증을 받은 기업 및 기관 등에 대해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현재 준비 중에 있어, 프로그램 완성과 테스트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이후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인증의 효과를 배가 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한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각 사업별 연계성을 부여하고, 관련 데이터 확보를 통해 향후 더 튼실한 환경인증제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발판을 마련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안산갈대습지공원’의 관리 권한을 안산시로부터 가져오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환경재단이 맡아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각에서는 ‘유지관리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갈대습지는 많은 시민이 공원으로 알고 있지만, 공유수면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갈대습지는 당초 시화호 상류의 수질정확 목적이었다. 13년째 운영되어 오면서 이제는 자연생태습지화 되었고 그 환경적 가치가 매우 높다. 법적보호종인 수달, 삵등 20여종과 약 600여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도심의 생태계 보물이며 시민들에게는 자연생태학습자이자 휴식과 힐링의 터전이 되었다. 최근 주변의 도시개발로 여러 영향이 미치고 있지만 앞으로 인근의 쓰레기 매립장에 들어설 세계정원 경기가든과 농어촌연구원 부지 안에 있는 사동습지와 녹지임야인 사동공원, 본오뜰로 이어지는 생태축을 잘 살려 낸다면 보다 좋은 자연생태 명소가 될 것이다. 재단은 2016년에 지역의 이해당사자와 전문가들을 통해 안산갈대습지 시민구상안을 만들어 보고서를 제시한바 있으며, 앞으로도 나 역시 이러한 전망을 제대로 실현해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갈대습지를 재단이 전담하여 운영하고 유지 관리해야 한다. 재단에는 관련 전문인력이 이미 함께 일하고 있으며, 안산의 환경 개선과 보전을 위해 지역의 환경동반자로 설립된 환경전문기관인 환경재단이 인계 받아 운영체계를 일원화 하고 분야별 전문가 그룹으로 갈대습지 운영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운영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운영될 수 있다.

Q. 갈대습지공원의 미개발관리권을 화성시로부터 인수받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걸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구상을 밝힌다면.

2017년 10월 23일 중앙분쟁 조정위 의결문에 따르면 안산시와 화성시의 경계는 해안선(시화호) “등거리 중간선 원칙”(헌법재판소 2015. 7. 3, 선고 2010헌라2)에 따라 획정한 선으로 경계 결정된바 있다.

현재 안산 갈대습지의 미개방 지역은 하천을 중심으로 시경계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습지를 가로질러 경계가 되어 있어 갈대습지 유지관리에도 어려움이 있는 바, 습지 상류의 물처리 시설과 습지 관리에 양 지자체의 조정과 협력이 필수적이며, 장기적으로는 공유수면 관리계획 수립을 통해 우리 시의 법정 자연공원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전망속에서 현재 불합리한 시경계가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성시와 정부 관련 부처와의 긴밀한 협으를 통해 해결해내고자 한다.

Q. 환경정책은 기본적으로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그러나 전준호 대표는 환경재단 대표이기 전에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당장 치적으로 내세울 만한 단기성과를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자칫 환경재단이 단기적 성과에만 너무 매몰될 우려는 없는가.

정치는 기본적으로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존재하고 영향을 미친다. 역사를 볼 때 정치는 잘못된 방향으로 인류를 이끌기도 했지만 선의의 정치를 위해 노력한 훌륭한 정치인도 많이 있고, 후세가 기억하는 정치인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눈앞의 작은 과제부터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정책까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정치인 출신이든 아니든 환경재단의 대표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중장기 비젼과 전략과제를 함께 수립해가고 있는 것도 그저 단기간 머물다 가는 자리가 아닌 분명한 철학과 비젼과 사명을 가지고 안산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다지는 일을 차분하고도 착실하게 준비하고자 하는 취지인 것이다. 시의원의로서의 인연만 20년입니다. 단기적 성과와 사적인 정치 입신에 급급했다면 벌써 세간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졌을 것이다. 사사로움을 멀리하며 대의에 맞게 본문을 다 해 갈 것이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도록 안목 있는 대표가 되도록 하겠다.

Q.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산의 태생적으로 자연환경을 해치며 만들어진 도시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방조제 건설로 갯벌이 사라지고 죽음의 호수로 변해가는 시화호를 우리는 지켜봤다. 주택과 공단이 생기며 산과 물이 사라지고 대기오염과 난개발의 현장을 목도했다. 그래서 우리 시민들은 더더욱 환경에 대해 각성되어 있고 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안산시를 염원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상당히 좋은 수준으로 회복된 도시이다. 여기에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를 생각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하며 안산환경재단이 그 역할을 나눠서 해 나가려 한다.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사랑받는 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오는 14일은 우리 재단이 출범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1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10년에 대한 계획을 세워나가겠다. 다음세대까지를 생각하면서 환경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의 비전을 준비하는 행복한 도시 안산을 만들어가는 환경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과 채찍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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