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전 국회의원

아시아인의 축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특히 지난 1일 여자배구, 야구, 축구로 이어진 3연속 한일전에서 한국이 모두 승리를 거둔 장면은 시원하고 통쾌했다.

한일 3연전 첫 출발은 한국과 일본의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이었다. 역시 김연경 선수였다. 국민들은 공격과 수비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며 승리를 주도한 김연경에게 많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나에게김연경이 눈길이 가는 특별한 이유는 안산이 배출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안산에서 배구를 시작했다. 안산서초등학교와 안산 원곡중학교를 나왔다. 부모님도 현재 안산시에 살고 계신다. 원곡중학교 시절 김연경을 지도했던 김동열 감독은 현재도 안산 원곡고 감독으로 후배 선수들을 키워내고 있다.

김연경이 세계적인 선수가 된 배경에는 안산 시절이 큰 영향을 줬다. 김연경은 원곡중학교때 키가 작아서 한때 배구 선수를 그만둘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김동열 감독은 '공격수가 어려우면 수비전문선수인 리베로라도 해보자'며 계속 배구 선수로 이끌었다고 한다. 결국 김연경은 안산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세터와 리베로를 두루 경험하며 기본기와 수비력을 탄탄하게 갖추어서 지금같은 수비도 잘하는 대형공격수로 성장했다.

김연경의 키는 고교생이던 수원전산여고 시절에 훌쩍 자랐다. 2년 사이에 20cm 이상이 자라면서 대형 공격수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김연경의 현재 키는 192cm이다. 김연경은 안산에서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고, 수원에서 장신과 공격력을 갖추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해 갔다.

이번 아시안 게임 일본과의 경기에서 김연경은 혼자서 32득점을 올렸다. 다른 선수들보다 2배나 많은 득점 기록이다. 수비에서도 일본 선수들이 김연경에게 집중적으로 목적타 서브를 넣었지만, 안정적인 리시브로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세계 배구계가 김연경을 세계 최고 여자배구 선수로 평가하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만능 선수이기 때문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서브와 리시브 등 수비력까지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런 선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다 . 당연히 어느 팀에 가든 전력 상승에 큰 보탬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김연경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을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36년 만에 4강으로 올려 놓은 주역이었다. 당시 김연경은 전체 출전 선수 중에서 압도적인 득점왕을 기록했고, 4위팀 선수임에도 대회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 여자배구 사상 최초의 일이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김연경은 압도적으로 득점 1위를 기록했다.

김연경은 클럽 팀에서도 가는 곳마다 소속 팀을 우승시키고 본인은 최우수선수상을수상했다. 특히 직전 시즌 최하위권 팀도 1년 만에 우승 팀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김연경은 한국 리그, 일본 리그, 터키 리그, 중국 리그까지 4개 국가 리그에서 소속 팀을 챔피언결정전 또는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끄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유럽배구연맹(CEV)컵에서도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김연경은 현재 전 세계 배구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특급 스타다. 화려한 경력과 높은 인기가 말해주듯, 흔히 '배구계의 호날두'로 불린다. 우리나라 단체경기 선수 중 가장 높이 올라간 선수가 김연경인 것 같다. 세계에서 어디를 가든 많은 팬들의 사인 공세와 언론의 취재 열기가 대단하다. 심지어 상대방 선수들한테도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한다. 동료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과 친화력도 탁월하다.

김연경은 오는 9월 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도 참가한다. 다시 한 번 대표팀 기둥으로서 든든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올 겨울부터 여자배구 세계 최고 리그인 터키 리그에서 엑자시바시팀에서 활약한다.

1988년 2월생인 김연경은 어느덧 31살이 됐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면 33세가 된다. 많은 사람들은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김연경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안산의 자랑' 김연경이 체력관리를 잘 해 40살이 넘어서도 활약하기를 기대한다. 우리 안산 사람들의 각별한 관심과 애정과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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