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진 초당대명예교수

올해 8월 15일은 대한민국 건국 70주년으로서 매우 뜻 깊은 날이었다. 그날 『반월신문』에 광복회 안산지부 문해진 회장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문 회장은 ‘안산 3.1 독립공원’을 만들고 ‘광복 기념탑’을 세우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크게 공감이 갔다.

우리가 지금 자유를 누리고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건 항일 독립투쟁에 목숨과 재산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분들 덕택에 지금 우리는 편안히 잘 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반도 주변 정세는 100년 전 조선이 멸망하던 상황과 다시 비슷해져 가고 있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이 한국을 핍박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여 한국을 위협한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요구에 사사건건 끌려간다. 또 중국은 자기들은 핵무기를 비롯해 온갖 무장을 다 하고도 한국이 방어용 사드 배치하는 것조차 못하게 내정간섭한다. 중국은 지금도 한국을 과거 조선처럼 속국 취급한다. 일본은 평화헌법을 없애고 전쟁할 수 있는 일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차하면 일본은 과거처럼 한국 정부의 허락 없이 한반도에 침입할지 모른다.

지금 한국은 위기 상황이다. 혈맹이었던 미국마저 한국과 멀어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을 요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전작권 반환을 요구하는 등 한미동맹은 와해되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해진 안산 광복회 회장이 ‘안산 3.1 독립공원’을 만들자고 외치는 소리는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지금 우리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다시 나라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경고이다. 그렇다. 인간이 역사를 공부하는 건 과거를 배움으로써 미래를 대비하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산 3.1 독립공원’을 세워서 기성세대가 각성하고 2세 교육에도 활용하는 일은 필요하다.

다만 공원 이름은 ‘안산 3.1 독립공원’보다는 ‘안산 광복공원’이 낫다. ‘3.1 독립공원’은 3.1절에 국한되어 범위가 좁다. ‘광복공원’이라고 해야 3.1운동을 포함해서 항일 독립운동을 한 순국선열 전체를 기념하는 장소로 삼을 수 있다.

‘안산 광복공원’을 어디에 만들면 좋을까? 상록구 수암동이 최적지다. 1919년 3월 30일에 일어났던 수암동 비석거리 만세운동은 인근 18개 리 주민 2,000여 명이 참여한 안산 최대 만세운동이었다. 그래서 현재 안산시의 3.1절 기념식은 인근 안산초등학교에서 한다. 안산시는 진작 수암동에 안산 광복공원을 크게 조성했어야 한다. 거기에서 3.1절 기념식을 해야 품격에 맞다.

안산 광복공원을 수암동에 만들자. 하지만 만약에 혹시라도 거기가 불가능하다면 기존 다른 공원을 광복공원으로 바꾸자. 단원구 초지동 이마트와 단원병원 서쪽에 ‘원포공원’이 있다. 본디 이 공원은 반월공단과 초지동 주거 지역 사이에 완충 녹지대로 2004년에 만들었다. 그동안 방치되어 근래 이 공원을 정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원포공원을 정비하는 참에 ‘안산 광복공원’으로 조성하자. 원포공원 주변에 별망성이 있다. 별망성은 조선시대에 해안을 지키던 초지량영의 초소였다. 따라서 이 지역은 국가 안보와 연관이 깊다. ‘광복공원’을 조성하면 별말성공원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별망성은 아무 관련도 없는 예술제 이름으로 삼지 말고 안보 교육의 장소로 삼아야 한다.

‘안산 광복공원’에 ‘광복 기념탑’을 세우자. 현재 원곡공원에 현충탑이 있지만 6.25 기념 현충탑이다. 그러니 광복공원에는 1948년 광복을 기념하는 광복 기념탑을 새로 세우자. 또 순국선열들의 공적을 기리는 시설도 함께 만들자. 그래서 안산의 역사를 기억하자. 그리고 3.1절과 8.15 행사는 여기서 하도록 하자.

‘안산 광복공원’을 만들어서 일본에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은 일을 기억하자. 그리고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다짐하자. 또 자라나는 2세들에게 안보 교육의 장소로도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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