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8일 추첨한 제820회 로또복권 1등은 ‘10, 21, 22, 30, 35, 42'로 당첨번호 6개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4명으로 각 46억 2731만 원씩 받는다. 참으로 엄청남 금액이다.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로또복권 추첨을 한다. 2002년 12월 1회 로또복권이 도입됐으니 이제 거의 1만 명 정도가 1등 당첨자가 나왔을 것이다. 꿈을 좇는 사람들이 여전하다.

그들이 행복하게 사는지 불행하게 사는지 궁금하지만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언론에서는 대표적인 몰락 사례를 가끔씩 보도하고 있다. 과연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는가. 어느 정도 소득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실패를 한 사람들의 경우 대체로 가정불화를 겪고 이혼을 하는 것을 보아 분명 상관관계가 있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확률이 분명 높은가.

201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대 교수 앵거스 디턴(Angus Deaton)과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이스라엘 출신 심리학자이자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인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은 7만 5000달러(약 8300만 원) 법칙을 주장했다. 연소득이 이 금액을 넘어가면 돈으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두 교수의 주장은 행복의 50%는 유전자, 10%는 생활환경, 40%는 행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행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오늘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효율적인 자산 증식방법은 ‘낮은 위험, 높은 수익(Low risk, High return)’이다. 그러나 불가능하다. 현실은 ‘높은 위험, 높은 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다. 개인적 요소에 따라 최적화시켜 구성비율을 정하는데 이를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라고 한다.

위험이 가장 적지만 수익이 역시 적은 예금, 수익이 클 가능성이 높지만 위험이 있는 주식, 그리고 위험이 낮지만 수익이 큰 부동산이 대체적으로 포트폴리오 구성 요소들이다. 연령에 따라 위험을 수용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추세가 다르고 소득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 부동자금은 지난 6월 기준 1116조 7000억 원에 이른다. 부동자금은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 저축성예금 등을 말한다. 대체로 6개월 이내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계좌에 머물고 있는 돈이다. 장기성 예금 등 산업에 투입될 자금이 아니라 언제든지 예금 이자가 아닌 투기 수익을 쫓는 자금이다.

또 예금은행과 비은행을 망라한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6월 말 기준 약 998조 9천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24조 3천억 원(2.5%) 증가해 1천조 원에 바짝 다가섰다. 주택담보대출은 약 587조 7천억 원으로 상반기에 9조 3천억 원(1.6%)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상반기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 1위는 세종(7.1%)이다.

부동자금이 늘어나는 것은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1년 만기 기준 2%대 초반으로 여전히 낮다. 주식시장은 최근 불확실성에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남은 포트폴리오는 그래도 부동산이다.

서울 강남 재건축 분양가의 상승으로 불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의 열풍은 이제 강남 4구에 이어 소위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으로 이어지고 이제 정부의 ‘8.2대책’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이미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5개 구 외에 추가로 지정하고 공시지가 현실화로 보유세를 올려 부동산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2018년 7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 가격이 6억 6642만 원이다. 청년들이 30살에 취업을 하여 60살에 퇴직을 한다면 매년 2221만 원씩 30년을 저축해야 가능한 금액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탈에 따르면 2017년 출생자가 35만 명이다. 92년생 84만 명, 2000년생 63만 명이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다 가고 이들에게 집이 필요할 30년 후 아파트값 폭락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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