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문학평론가)

수년 전 그리고 엊그제 투신으로 세상을 떠난 큰 정치지도자를 보고 우리정치인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차치하고 깨우쳤어야 한다.

영전에 모여 갖가지 미사여구로 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뒤돌아보는 기회로 삼고 다시는 그런 일이 우리정치사에 없도록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진실은 숨길 수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밝혀진다. 그래서 참되게,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

고인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칭송받는 양심 있는 정치지도자였다. 그래서 양심 앞에 스스로 그런 길을 택했을 것이다. 잘 못된 생각을 가진 정치지도자였다면 그까진 일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 뻔뻔스럽게 변명을 계속했겠지만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기에 그런 일을 선택, 그래서 존경받아도 될 만하다.

해서는 안 되는 것, 잘 못을 뉘 칠 수 있는 용기, 그 분에게는 그런 양심이 있었기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아야 한다. 잠깐 실수로 저질러진 일이 세상에 알려져 명예가 실추될 우려가 확산되자 사실을 시인하는 글을 남기고 마지막 길을 선택했다.

그 점에 대해 동료 정치인 다수는 잘 못은 덮어 두고, 앞 다퉈 침이 마르도록 미화시키고 있다. 정치인들의 그런 태도에 대해 충고하고 싶다. 그들 말 데로라면 고인은 영웅이다. 그것도 대단한 영웅? 그런 영웅을, 극단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내 몬 사회가 잘 못 됐다.

고인이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핵심 인물로 그 중심에 서서 크게 공헌한 사실 부인할 수 없다는 것 모두가 알고 있다. 진보정치의 대표적 인물인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칭찬만 늘어놓은 건 지나치지 않은 가 싶다.

지나침은, 지나치게 많음은, 부족함만 못하다. 그것을 알만한 일부 정치인을 비롯한 극열지지자들 지나친 칭찬으로 왜? 고인을 욕되게 하는가? 자! 이것 한번 생각해 보자 임기 중 탄핵으로 현직에서 쫓겨나 교도소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전직대통령을, 그 지지자들이 볼 땐 광화문 네거리에 모여 할복이라도 할 만큼 억울하게 생각할 것이다. 만약 그 지지자들이 모여 할복하겠다면 국민의 시선이 어떻겠는가 생각해 보지 않았는가. 고인에게 욕되지 않게 이제 조용히 모시는 것이 도리인 듯싶다. 다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고인이 피의자로 본인 스스로 그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 하지만 재판과정을 거처 형을 선고받지 않았기 때문에 죄인이라 할 순 없다 는 것, 하지만 협의 내용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

범죄 사실은 물론 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우가 다르기는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법치국가는 법을 위반 형을 선고 받고 교도소 수감생활 중 사망하더라도 국가가 관리하는 장소에 매장 형기가 만료됐을 때 자손에게 통보 시신을 찾아가도록 한다. 다시 말해 어떤 경우라도 지은 죄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르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법의 목적이다.

그런데 지은 죄를 스스로 인정 그 일로 자살을 한 고인을 지나치게 미화 영웅시 하는 것은 고인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그건 어불성설이다.

국가 또는 공인이 하는 행위는 인정人情 또는 동정과 별개 문제다. 인정이나 동정으로는 더 한 것이라도 해 주어야 하겠지만 공과 사 원인과 결과를 놓고 정의와 불의는 구분돼야 한다.

이번 고인을 보고 훌륭한 사람에게도 부끄러운 일이 일어 날 수 있으며 부끄러운 일이 있으면 누구라도 불미스러운 종말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치인을 비롯한 국민 모두는 그분을 거울삼아 경제 규모에 맞는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고인이 보여 준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정치인들 그 분이 남긴 아름다운 모습을 뛰어 넘어 뼈아픈 교훈으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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