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시각 현재 벌써부터 지도에서 붉게 보이는 많은 지역이 30도를 넘어서고 있고요. 대구 38도, 광주 37도, 서울도 36도로 어제보다 더 덥겠습니다. 폭염경보가 발효 중에 있고 자외선과 오존을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여기에 태풍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더위 불쾌감도 심해질 텐데요. 10호 태풍 암필은 내일과 모레 사이 중국 상하이 부근에 근접할 것으로 보입니다.” 7월 21일 TV 오늘의 날씨다. 숨이 턱턱 막힌다.

서울 2호선 강남역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노라면 이 더위에 계단 중간에 엎드려 구걸하는 걸인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소쿠리에 1,000원짜리 지폐 몇 장과 동전 몇 개가 놓여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지만 정말 노동력이 없는 불쌍한 한 인간인지, 누군가에 의해 강요되는 걸인인지 그 진실을 알 필요도 없는 듯하다.

반면에 허리가 90도로 굽은 한 할머니가 리어카를 힘겹게 끌고 안산시 상록구 일동 도로를 건너고 있다. 리어카에 종이상자가 가득하다. 정년퇴직한 노인이 종이를 주은 돈을 모아 보육기관에 큰 금액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얼른 생각이 난다. 저 할머니는 속병이 있는지는 모르나 그래도 건강하신 것이다.

베이비부머란 한국전쟁 직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주역들이다. 그러나 자식의 취업난으로 취업과 결혼이 늦어져 자녀들을 ‘부양’하고 있고, 동시에 노부모도 부양을 하고 있다. 이른바 ‘낀 세대’다.

그들 사이에 ‘쓰죽회’ 회원에 가입한다는 소리가 높다. 물론 구체적으로 그런 모임이 결성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다 쓰고 죽자’라는 마음은 일반화되는 듯하다.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소리다. “재산 안주면 맞아죽고, 반을 주면 쫄려죽고, 다 주면 굶어죽는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것은 소위 골드 시니어들의 이야기다.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얼마나 될까? 돈이 많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불행한가. 물론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난한 노인 이야기를 들으면 허무한 질문이기도 하다. 대체로 가지고 있는 자산의 3%만 쓰고 97% 정도를 남기고 간다고 한다. 97%의 상당 부분은 다시 국가에 상속세로 귀속된다.

2015년 금융감독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를 내걸고 야심 차게 실행에 옮기고 있다. 휴면 금융재산 환원, 장기금융상품 가입자 권익보호, 금융서비스 사각지대 해소, 개인신용평가 관행 개선,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금융회사 약관 정비 등 5개 항이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한 과제들이다. 이중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금융서비스 사각지대 해소다.

한동안 베스트셀러였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에서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간결한 메시지를 던졌다. 가난한 아빠는 “돈을 좋아하는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을 구해야 한다. 돈은 안전하게 사용하고 위험은 피해라. 똑똑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부자 아빠는 “돈이 부족한 것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회사를 차려야 한다. 무엇보다 위험을 관리하는 법을 배워라. 네가 똑똑한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

안산대학교 창업보육센터 건물에 벌써 몇 년째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당신이 꿈을 꾸지 않는다면 평생 동안 다른 사람의 꿈을 위해 일할 것이다.” 창업자들을 격려하는 문구이지만 메시지가 참 간결하다.

안산지역에는 금융교육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다문화가정 자녀, 소외계층 자녀, 외국인들이 많다. 돈은 삶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다. 그들에게 안산 생활금융경제 온라인 캠프가 필요한 시점이다. 산학언관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자.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