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무엇이든 시작이 있기에 끝이 있고, 끝이 있기에 시작도 존재한다.

시작은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한편으로 흥분되고 모든 에너지가 한곳으로 결집되는 현상을 나타낸다.

학교를 입학할때 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와 친구들에 대한 호기심도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졸업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모든 것이 귀찮고 어서 학교를 떠나고 싶어하는 것도 시작과 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도 그런것일까.

이번 지방선거에 당선된 시장들은 취임식을 마쳤고 시도의원들도 개원하면서 앞으로 4년간의 새출발을 시작했을 것이다.

제종길 전시장은 임기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시청 현관 앞에서 시 간부 공무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난 뒤 자연인 신분이 되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출입기자들에게 단체문자를 보내면서 '여러분 덕분에 4년간의 임기를 무사히 마쳐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 자연과 도시 연구를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겠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친절하게 전해줬다.

필자가 오랜세월 제종길 전시장을 만날때마다 느낀점은 누가뭐라해도 참 순수하고 때가 묻지않은 정치인이라 생각하고 지내왔다.

아마 그를 아는 상당수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깊은 속을 알수 없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그러면서 '학자에 가깝지 정치에는 맞지 않는 사람'이라거나 '생태학자가 어울리는 스타일'이라는 말들을 종종한다.

어찌보면 참 순수하고 소박하며 맑은 미소를 지닌 면이 많다.

주변에서는 지난 안산시장 경선에서도 '마음놓고 안심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제종길 전 시장이 만약에 그런생각을 했다면 '현실정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시작과 끝의 의미를 꺼냈다가 서론이 좀 길어졌다.

제종길 전시장은 한참 전에 윤화섭 시장과의 후보경선에서 패하면서 시장직을 내려놔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그후 웬만한 안산시의 공식행사 참석을 자제하고 주변 정리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출장이었는지 알수 없지만 임기말에 뜬금없이 해외에 나가 며칠간 체류하고 돌아왔다.

공천탈락에 의한 충격으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한 행보일지 모르나 시민들이 볼때는 '시정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임기를 며칠 앞두고 이런 일도 있었다.

안산시 관내에서 25km정도 떨어진 대부도 갯벌타운하우스 분양행사에 모습을 나타내 주변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는 것이다.

안산시의 공식 행사가 아닌 개인 사업 오픈 행사에 그것도 간부 공무원이 함께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앞뒤 맞지 않는 임기 말 행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는 정 반대로 안산문인협회에서 주관한 전국백일장 및 시낭송 대회 시상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알려진 바로는 그날 어깨동무 산악회가 진행한 정기 산행에 제종길 전시장 부부가 하루종일 동행했다는 얘기가 있다.

여러명이 사진도 보내왔다.

백일장 대상은 '안산시장 상이기에 가능하면 제종길 전 시장이 직접 참석해야 마땅했다'고 참석자들은 아쉬워 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시상자나 그 가족들도 영문을 모른채 시장이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자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치인 이전에 공인으로서 유종의 미가 좀 아쉬운 부분이었다.

꼭 필자만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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