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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예멘 난민에 대한 소고
반월신문 | 승인 2018.07.04 10:00

“나그네 대접하기를 게을리 마십시오. 어떤 이들은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대접하였습니다.”(히브리서 13:2)

올 들어 552명의 예멘인들이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다. 그 중 527명이 제주도를 통해 들어 온 무사증 입국자들이다. 문제가 생기자 정부는 6월 1일부로 예멘인들의 무비자 입국을 불허했고 그 뒤로 무사증 제도를 이용해 한국에 입국한 예멘인은 한 명도 없다.

그러는 사이 예멘 난민에 대한 반감과 불필요한 경계심이 확산되고 심지어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등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우리 사회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500명이 넘는 에멘 난민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예멘은 전쟁 중이다. 3년이 넘도록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1만 명이 숨지고 약 2천 명이 콜레라로 사망하였으며, 인구의 70%인 2천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로 인하여 19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예멘을 떠났다. 불행하게도 지금 예멘의 상황은 21세기 최대의 비극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을 찾은 예멘 난민들을 향해 한국 시민사회와 교계의 일부가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거나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배제와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인권과 평화에 대한 감수성과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사회는 매우 아픈 역사적 경험들을 갖고 있다. 우리는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를 피해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남미 등으로 떠나야 했다. 그리고 해방 정국의 분단과 내전으로 인한 학살과 전쟁을 피해 정든 땅을 떠나 외지를 떠돌던 수난을 겪었다. 특히 제주는 4.3항쟁 시기에 수많은 제주도민들이 식민제국의 땅, 일본으로 떠났던 아픔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한국 시민사회의 수난의 역사는 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기에까지 지속되었다. 근대 한국 시민사회 100년의 역사는 이국의 땅에 의해 초대되고 환대받았던 디아스포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별히 3.1운동 100주년을 앞둔 지금, 난민 문제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의 책임 있는 응답은 상생과 평화의 동아시아를 만들고자 했던 3.1정신을 잇는 일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국제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난민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인종차별과 혐오 방지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박해와 위험을 피해 한국을 찾아 온 난민들에 관해 신속하고 선명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1992년 ‘난민협약과 의정서’를 비준하고 1993년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 난민제도를 정식으로 도입했다. 2013년 ‘난민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낮은 난민 인정율에서 드러나듯이 우리는 아직도 국제기준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 절차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 난민의 신체적 자유와 처우에서 부실한 제도를 가지고 있다. 평화를 구하고자 하는 정부답게 이를 시급히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안산에는 수만 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있다. 천여 명의 새터민들과 수천 명의 고려인들과 사할린 동포들이 어울려 산다. 더구나 이제 불어오는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바람에 따라 수천 만 남북 동포들이 함께 부딪치며 살아야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오해와 편견과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 우리 사회의 일부에서라도 난민 500여 명을 수용하는 걸 종교나 이데올로기의 잣대로 외면하고 적대시 한다면 성숙한 시민들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잘 받아들이는 성숙한 안산, 아름다운 대한민국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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