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은 한국 경기가 새벽 늦은 시간대에 열리지 않는 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했다. 치맥을 하면서 여유 있게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고, 일과 중에 쌓인 스트레스도 축구를 보며 풀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1, 2차전 두 경기를 마치고 나니 스트레스가 더 많이 쌓인 기분이다. 독자들도 공감할거라 생각된다.

특정 선수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남은 한경기에 그 선수의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정신적 부담을 이유로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그래도 대체할 사람이 마땅치 않고 남은 경기의 중요성을 고려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그런데 이번에도 선발 출전을 하게 되면, 더 많은 집중 포화를 맞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의 비난강도를 보면 앞으로의 선수생활이 괜찮을까 싶을 지경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왜 매번 월드컵을 지날 때마다 누군가를 비난해야 하는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경기를 마치고 한 인터뷰를 하면 비난하고, SNS를 통해서 선수들 가족까지 험담을 하기도 했나보다.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선수가 잘했다고 옹호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여론이 향하는 방향성을 고찰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2차전에서는 무리한 태클이 두 차례 나왔다. 태클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공감한다. 그런데 무리한 태클을 하게 된 이유가 투혼을 요구한 여론에 있다는 지적이 있다. 몸을 내던지며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는 투혼. 그 투혼을 불사른 결과가 무리한 태클이라는 지적인데, 일리가 있다. 월드컵에서 유독 우리 선수들은 몸을 던지며 수비를 해왔다.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누구보다도 잘 하고 싶을 것이다. 큰 경기에서의 중압감을 떨쳐내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즐기는 건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선수들은 즐기지 못할 것도 같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바라보는 우리들은 즐기면서 경기를 지켜봤으면 한다. 승패에서 조금만 벗어나서 바라보면, 후반 종료 직전 추격골을 터트린 손흥민 선수더러 멋있다. 잘했다. 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멋진 골을 터트린 선수가 제대로 기뻐하지도 못하고, 울면서 인터뷰를 하는걸 보니 무척이나 안타깝다.

승패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이 최약체 인건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 않은가. 현재 우리 대표팀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안하고 지켜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나라 경기가 아니라도 재밌는 경기가 많다. 무더운 여름밤, 축구로 인해서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일을 만들지 말자.

 

서정현 변호사 nackbo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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