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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투표를 해야 한다
신상권 | 승인 2018.06.07 10:26

아침 출근길 서울 외곽도로 일산방향 청계요금소를 지나 과천의왕도로로 향하는 길, 어김없이 자동차들이 길게 늘어선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10분 정도 걸린다. 그러나 이를 못 참아 끼어들기를 하는 자동차들이 많다. 또 과천의왕도로에서 수인산업도로로 들어서는 길도 마찬가지다.

선량한 90% 운전자들은 교통법규를 지키지만 대략 10%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중급 외제차이거나 SUV차량들이 대부분이다. 바쁠 수도 있다. 그러나 출근길은 모두 바쁘다. 법을 지켜서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일단 그 구간을 벗어나면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는 점이 참 이상하다.

경쟁사회에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공개경쟁입찰을 한다. 단 1원이라도 적게 써내야 낙찰을 받게 된다. 그 단 1원이 바로 경쟁력이다. 교통질서를 위반하면 범칙금 4만 원을 내면 그만이지만 끼어들기로 인한 경쟁력은 그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한다. 승리했을 경우 보상은 엄청나지만 수단방법을 가리다 패배할 경우 피해는 치명적이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이란 말이 있다. 약한 놈의 고기를 강한 놈이 먹는다는 살벌한 뜻이다. 강한 자가 이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기는 자가 강한 자다. 어떻게 해서든 승리하면 강한 자가 된다. 주식 등 금융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강한 자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이다.

정치판에서 두말할 필요가 없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정치인은 떨어지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지 않는가. 국회의원,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으로 재임할 때 누리던 특권은 사라졌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찾아오던 수많은 사람들이 연락도 없다. 상실감도 그렇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기필코 이겨야 한다. 선거에서 승리하는 자가 강한 자다. 그들에게 자동차 끼어들기는 우스운 일이다.

출근길에 상록수역 부근이 소란스러운 것을 보니 코앞에 투표일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후보들로부터 문자 공세를 받는다. 그래도 지금 주인으로 대접을 받는 듯 기분이 좋다. 물론 당선이 되면 아는 척도 하지 않을 것이다.

2013년이던가. 안산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울분을 터뜨린다. “고향 향우회 선배라 엄청나게 밀어줬는데, 당선이 되니 아는 척도 안 한다. 정말 나쁜 사람이다. 다시는 그 사람을 안 볼 것이다.” 그래서 무얼 기대하고 선거를 도와줬는지 물었다. 그는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불쾌하단다.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자수가 4천290만7천715명이라고 한다. 4천만이 넘는 국민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이 모두 다르다. 정치의 중요성을 알고 열정적으로 자원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투표의 중요성을 알고 반드시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정치를 혐오하거나 무관심한 사람들은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

1995년 지방선거가 부활된 이후 이제 7번째 선거다. 지방자치단체장, 도의원과 시의원의 각종 비리에 정치혐오증을 느끼는 유권자도 많다. 성폭력, 인사비리, 뇌물수수, 이권개입, 공사발주 비리 등 참 익숙한 단어이고 연관되는 사람 이름이 떠오른다. 이런 불법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피땀 어린 세금을 해외여행으로 탕진하는 소식도 듣지 않았던가.

투표를 하는 유권자 모두 개인적인 혜택을 바라고 투표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 경제는 피와 땀을 먹고 자란다. 정치는 더욱 그렇다. 출마한 사람 중에 그래도 조금 덜 나쁜 사람이라도 골라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투표해야 한다.

신상권  gjy1010@ian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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