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사실 정치만큼 우리의 일상을 좌우하는 일도 흔치 않다. 정치는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도 있고 반대로 절망을 안길 수도 있다. 정치야말로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요체다. 심지어 정치는 경제보다 우선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정치를 그동안 우린 그냥 경원시했고 비난했고 속된 말로 밥상머리에서 안주거리로만 여겼다. 잘못된 정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소홀했기 때문에 오늘날 정치, 정치인들로부터 받는 엄청난 폐해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5월 17일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초청으로 ‘독일통일을 통해 본 한반도’라는 주제의 강의를 한 중앙대학교의 김누리 교수는 현재 남한의 국가체제를 ‘냉전형 기형국가’로 분류했다. 또한 현존하는 한국의 정치질서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아니라 수구와 보수의 과도경쟁체제라고 정의하였다.

한국 정치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 시급하다. 한국 정치는 극단적으로 우경화되어 있다. 비정상적이다. 그 결과 한국사회는 상위 1%가 국가의 전체의 부를 16%나 점하고 있고 상위 10%가 무려 66%를 점하고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가 되었다. ‘약탈적 자본주의’라는 중병에 걸린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한국사회는 좌와 우, 진보와 보수가 건전한 경쟁으로 균형발전을 꾀해야 한다. 새는 양 날개로 난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는 우측 날개만 있는 꼴이다.

수구/보수의 과도지배체제의 타파가 시급하다. 이 체제가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 사회는 지금처럼 권력화된 자본이 우리를 지배할 것이다. 2400원을 훔친 사람은 구속되어도 수천 억 원을 착복한 재벌 총수를 잡아넣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 지수는 악화일로다. 남녀 불평등 지수는 세계118위다.

선거를 통한 개혁과 개선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다. 이번 선거가 중요한 이유이다. 6.13 지방선거에서는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시민을 위해 맡은 바 책임을 다 할 유능한 후보를 선택하는 일 외에 꼭 심판해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바로 분단에 기생하는 정당을 심판하는 일이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 싼 상황은 세기적 변화이고 역사적 대전환이다. 비핵화를 뛰어 넘어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새 질서가 재편되는 느낌이다. 우리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이 변화의 동력인 한국, 북한, 미국의 진정성이 어느 때 보다도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운전대의 중심에 있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그러나 이 민족적 좋은 기회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냉전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세력이 있다. 도저히 보수라고 부를 수 없는 수구 집단이다. 70년 동안 반북, 반공으로 역사를 조롱하고 민중을 능멸하며 기득권을 누린 세력이다. 이들을 심판하여 보수를 제대로 된 보수로 가다듬고 진보를 다시 세워 새의 양 날개를 복원하자.

두 번째는 분열에 기대는 품격 없는 후보들을 심판하는 일이다. 지금 안산에서는, 정치적으로 불리한 지형에 있는 야당 후보들을 중심으로 ‘화랑유원지 납골당 반대’라는 캠페인으로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반복해서 말하지만 ‘세월호’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특히 처절하게 반성해도 부족한 세월호의 가해세력들이 ‘세월호’를 선거에 악용하는 일은 절대 성공할 수도 없고 성공해서도 안 된다. ‘세월호 생명안전 공원’에 반대하는 그들은 단지 인륜지사를 선거에 악용한 분열의 지역정치인으로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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