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작년 여름, 가을 쯤, 꽤 많은 사람들로부터 항의 하닌 항의(?)를 받았다. 촛불혁명으로 실시된 대통령 선거 중에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주변에 종용하고 다닌 탓이다.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민주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나섰기 때문에 공연히(?) 내가 항의를 받는 처지가 되었다.

항의는 대체로 이런 것이었다.

‘정부가 바뀐 지 몇 달이 지났는데 왜 대북정책은 아직도 그대로냐?’ ‘금강산도 안 열고 개성공단도 여전히 닫힌 채이고 5.24조치도 해제하지 않았다. 더구나 선거 전에 재고하겠다던 사드 반입은 왜 멈추지 않는 것이냐?’ ‘내가 이러려고 촛불을 들었고 문재인에게 투표를 했나 회의가 든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는 대북 정책에 대한 불만들이었다. 하도 여러 명으로부터 듣는 항의라 한번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내 의견을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1차적인 적폐 청산이 이루어 진 시점에서 남북대화를 통한 대북정책의 전환을 추구할 것이다. 그때가 언제냐면 적어도 이명박의 구속이 가시화될 시점이다. 빠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6.13지방 선거 전후에 아마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대북정책의 대 전환을 보게 될 것이다.’

예견했던 대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을 통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함으로서 남북한 신뢰의 문을 열은 것에 대한 반응이다. 이 후 남북관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마침내 2018년 4월 27일,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다.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하루 종일 열린 이 날의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겨레와 세계에 엄숙히 천명한다.”고 선언했다. 3개 조 13개 항으로 이뤄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이로서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은 이제 평화의 장소로 바뀌었다.

두 정상은,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곧 이어질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점검하고 추가 합의를 도출하려는 포석이다. 아울러 남북정상회담 정례화를 염두에 둔 ‘셔틀 회담’의 시작이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루 남북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 물살도 다시 빨라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29일 아베 일본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하면서 5월부터 숨 가쁘게 펼쳐질 정상외교를 사실상 시작했다.

북한의 변화도 놀랍다.

북한은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진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 풍계리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는 내용을 담을 결정서를 채택했다. 30분 늦은 평양시간을 서울시간으로 다시 돌려 전과 같이 같은 표준시간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놀라운 변화이고 의지이다.

이번 기회에 한반도에 평화의 대못을 박고 통일의 대로를 활짝 열자.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고 갈 그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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