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유원지지킴이 김대현 대표

화랑유원지지킴이 김대현 대표.

지역에 이런 사람 1명 쯤은 있어야 한다고 군중은 말한다. 하지만 정작 가슴 속으로는 “왜 저런 돈도 안 되는 활동을 하지? 무슨 다른 꿍꿍이가 있을거야”라고 의구심을 품는다. 순수한 외침이지만 군중은 의심의 눈초리를 멈추지 않는다.

안산시에 외치는 몸부림은 다소 과격해 보이지만 단 둘이 얘기해보면 그런 순한 양도 없다.

최근 가는 곳마다 화랑유원지 납골당 조성과 관련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올해 초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사업이 정식 발표되면서 화랑유원지 안에 납골당이 들어선다는 사실이 지역 내 순식간에 퍼졌다. SNS와 입으로 지역에 퍼져나가는 속도만큼이나 반대의 목소리도 지역 곳곳에서 빠른 속도로 번졌다.

납골당 조성 반대 군중의 맨 앞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간절한 목소리를 한 곳에 집중하게끔 만드는 리더가 있다. 그는 현재 그곳에서 그들의 마이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산시에 “화랑유원지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세요.”라고 연일 외치는 한 남성은 화랑유원지지킴이 김대현 대표(1979년생)다.

늘 군중 맨 앞줄에 서 있다. 사실 단원구에 거주하지도 않는 일반 상록구 시민이다. 그런데도 모든 개인사를 내려놓고 모든 에너지를 화랑유원지 내 납골당 조성 반대에 쏟아 붓고 있다.

기획사 이벤트 업체 운영이 본업인 그는 이 일에 매달린 뒤로 가정 내 갈등이 일어났고,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끝까지 시민과 함께 하고 싶다고 크게 말했다.

“가장으로서 빵점이 되었습니다. 생계도 어려운 형편에 돈 버는 일도 아닌데 매달린다고 장인, 장모님은 물론 가족에게도 쓴 소리를 처음에는 자주 들었답니다. 그래도 지금은 제 진정성을 알아줘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시민들이 자신의 소신에 더러움이 묻어 있다는 편견과 생계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웃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조성 반대 이유는 시민의 것' 이기 때문

진심으로 돈·명예·정치적 목적은 절대 없습니다. 마음이 움직여서 하는 일"

“저는 정치적 목적이 전혀 없고 사조직도 동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참여한 사람들이 자주 달라고 하는 그 흔한 명함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오해를 많이 합니다. 자리나 금전을 요구하는 사람인양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는 이웃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아쉬운 것은 현재 나이가 젊은 사람 중에서도 반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생업 때문에 함께 길을 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마음 속 진심의 소리를 내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안산시에서 약 25년 간 거주한 그는 화랑유원지지킴이 대표직을 약 1년 2개월 간 맡았다. 이미 추모공원 조성 발표 전부터 활동을 한 인물이다. 납골당 조성 발표 후에는 현재까지 중앙역 월드코아 앞, 신도시 홈플러스, 초지 이마트, 한대역 로데오거리, 안산시청 등 단원구 지역에서부터 월피동 다농, 상록수역까지 길거리 퍼레이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에게 화랑유원지 내 납골당 조성 반대에 “왜 그렇게 집착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화랑유원지는 안산시의 소유가 아닌 시민의 것이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많이 오해하고 있는데 추모공원 조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화랑유원지는 안산의 심장이자 시민들의 힐링 공간인 쉼터입니다. 기존의 외부 공간이나 시 외곽에 안산시 땅이 없습니까? 안산시가 계속 추진한다면 주민들은 아마 공사장에 드러누울 것입니다.

어떤 물리력을 행사하더라도 절대 화랑유원지를 뺏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나이의 시민들이 불편한 걸음으로 자신에게 다가와 힘을 내라고 할 때면 가슴에서 솟구치는 열정을 느낀다고 했다. 능력과 경험이 부족하지만 화랑유원지가 시민의 것이라는 사실을 더 알리고 싶다고 했다.

“마음이 움직여서 하는 일이고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 일이라 없던 힘도 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돈, 명예, 정치적 목적은 절대 없습니다. 만약 안산시가 조성 철회를 발표한다면 일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옳은 일을 한다고 여길 때면 제가 어사 박문수가 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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