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일우의 기회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남북 화해와 협력의 바람이 꿈처럼 도래하고 있다. 한반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다. 72년이 넘도록 이 땅에서 지속되고 있는 분단은 부당하고 불의한 것이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 적폐 중의 적폐인 이 분단을 우리 땅에서 종식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 움튼다.

분단이래, 남북은 서로 죽고 죽이는 동족상잔, 아미규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았다. 부모 형제 간 생사를 알지 못한 채, 피눈물을 흘리며 살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끝내 그 기막힌 한을 풀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이제 평화 공존, 화해 상생을 위한 이정표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세계가 바라고 온 국민의 염원이었던 70년 세월의 기다림이 바야흐로 지금 우리 앞에 희망으로 다가 오고 있다.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베를린 선언을 통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함으로서 남북한 신뢰의 문을 열었다. 이에 화답하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 남북관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다행스럽게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는 이러한 북한의 극적인 태도 변화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우리가 운전석에 앉았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65년 동안 끌어 온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남북, 북-미 정상회담은 당사국들의 이해가 맞물려 있어 큰 틀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한 번의 성과로 만족할 일이 아니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특히 남북 정상회담은 자체로서의 성공뿐만 아니라 곧 이어질 북-미 회담의 성공을 이끌어 내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은 무엇보다도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신뢰의 장이 되기를 소망한다. 신뢰는 수 만 가지 정책의 핵이다. 신뢰가 없으면 성과도 있을 수 없다.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3층 연회장의 테라스에서 남북의 지도자가 나란히 서서 손을 맞잡고 전 세계를 향해서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남북정상회담은 또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의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한다. 비핵화에 대한 보상은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이다. 이를 위하여 남북 정상은 선행 조치로 ‘남-북 평화선언’을 단행해도 좋을 것이다. 남북이 먼저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을 선언하고 남북 교류와 협력의 확대 및 활성화를 담보한다면 이것 자체로 북-미 회담을 안정권으로 끌고 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에 붙여 한 가지 더 주문을 한다면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이다. 남측의 평화의 집과 북측의 통일각을 오가면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난다면 그것 자체로 한반도 평화체제의 출발선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남북의 각 기관들, 즉 총리는 총리대로 장관은 장관대로 실무진은 실무진대로 수시로 만나서 한반도 문제를 협의하고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남북 연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2018년 4월 27일, 65년 전에 체결된 정전체제를 끝내고 한반도의 봄을 만들어 보자! 반도에 갇혀 울부짖는 질곡의 역사를 단절하자! 외세의 장단에 춤을 추는 그 탈을 벗고 우리끼리 어울려 어깨춤이라도 추자!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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