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크든 작든 구성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지도자는 더 이상 지도자라 볼 수 없다.

아무리 막아도 정보의 다양화로 구성원 중 일부는 이름만 걸어놓은 집행부보다 아는 것이 많다. 그래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직을 제멋대로 주무르는 나쁜 지도자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얼마간은 눈 가리고 아웅 하듯 희희낙락할지 모르나 곧 들킬 것이고 들키면 끝이다.

가만히 보면, 구성원들에게 일의 경과를 알리는 것을 꺼려하는 지도자가 꽤 있다.

알면 말이 생기고 말이 생기면 시끄러워져서 성가시다는 이유다. 필자는 그런 지도자의 생각이 옳지 않다고 단언한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시민에게 알려지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까봐 자꾸 쉬쉬하며 일을 처리하다가 문제가 생기고, 생긴 문제를 덮으려 하다 보니 더 큰 문제를 만든다. 그렇게 쌓이고 쌓여 결국엔 펑 하고 일순간에 터지는 것이다.

구성원이 조직의 돌아가는 일을 알게 되면 이런저런 일에 의견을 내고 싶어 한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도자가 소신껏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구성원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이해시키고 설득하면 된다. 그래도 다수가 계속 반대한다면 그 일은 일단 보류하여야 마땅하다. 그 정도로 반대에 부딪힐 일이라면 다시 검토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그런 과정이 싫어서 불통하고 마음대로 조직을 움직인다면 결국 조직을 망하게 하는 지도자가 될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그럼 구성원의 마음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수직적인 소통은 경직되어 마음을 숨길 확률이 높지만, 수평적인 소통은 편안하여 솔직해지기 마련이다. 조직원의 마음을 좀 더 쉽게 알아내고 각자 처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그 후 적절히 조절하며 긍정의 길로 이끌어 갈 수 있다. 그러면 분명 조직은 흥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솔선수범한 지도자의 건강한 모습을 전제로 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지도자는 신뢰를 얻지 못한다. 거기에 독불장군식이라면 미움을 받을 것이며,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일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결국 망할 것이다. 거기에 하나 더, 자신의 비리를 아는 측근 중 일부에게 빌미를 잡혀 입막음용 당근을 주며 계속 끌려 다니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를 따르던 정직한 이들이 차츰 그의 곁을 떠날 것이기에 그렇다.

작고 사소한 조직도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 흥하고 망하거늘, 한 도시나 한 나라를 책임지는 정치 지도자는 더더욱 그 책임이 막중하다. 6.13 지방선거가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도 후보조차 아직 정하지 못한 당도 있다. 그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이리라.

그러므로 시민들도 지도자를 뽑을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제대로 된 안목으로 잘 선택해야 하겠다. 한 번 뽑힌 지도자는 구성원이야 어찌 되든 잘 내려오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동안의 여러 경험으로 알고 있지 않는가!

얼마 전, 안산시장 사모 티켓 사용 관련 반월신문 기사를 놓고 갑론을박 말들이 많다. 제보자가 마음이 바뀌어 부인하는 바람에 결국 쌍방 고소고발이라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필자는 그동안의 정황이나 여기저기서 듣고 경험한 모든 자료를 총 동원해볼 때 누가 참을 말하고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대략 알 것 같다. 생각이 있는 분들이라면 적어도 글을 쓴 기자가 제보 없는 기사를 마치 그곳에 있던 사람처럼 지어서 쓰지는 못한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그리고 기자라면 어떤 외압에도 소신껏 자신이 취재한 사실을 시민에게 알릴 권리가 있다. 물론 속 시원하게 증거를 딱 들이대며 진실을 밝히면 좋겠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가? 진실 관계 확인이나 수사는 검찰의 몫이다.

기자는 취재한 사실의 정도에 따라 의문의 강도를 조절할 뿐이다. 이를 두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 협박, 회유 하는 특정 정치 광팬들의 모습에 실망이다. 그들의 특징은 입에 단 기사를 접하면 좋은 기자네 믿을만한 신문사네 하며 극찬 하다가도 입에 쓴 기사를 접하면 당장이라도 돌팔매질 할 것처럼 광분한다.

신문사도 기자도 안산시 구성원이다.

시의 구성원을 상대로 고소를 결행한 시장의 행동은 어찌 되었든 경솔했다. 시장 주변인들은 알 것이다. 사소한 일이 큰 일로 번진 경위와 진실을. 그렇다면 개인의 이익을 위해 협박성 자세를 취한 그를 진즉에 정리했어야 옳다.

그랬으면 적어도 그에게 끌려 다니느라 많은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엄한 신문사나 힘없는 기자를 상대로 고소하는 극단은 피했을 것이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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