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수필가

지금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아니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괴물이기 때문이다. 간혹 특이한 것을 좋아라하는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꺼린다.

평소 그는 온몸을 철저히 가리는 특수 제작된 세련되고 품위 있는 위장복을 입고 빛나고 말쑥한 가면을 쓰고 다녀 그의 본 모습을 아는 이가 없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그의 흉측한 꼬리를 보았다, 기괴한 다리를 보았다 등의 풍문이 돌았다.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연예인 같이 인기 많은 그가 무슨? 해놓은 성과가 얼만데?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소문은 시간의 흐름 속에 더 자주 점점 더 구체적으로 퍼졌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정말이란 말인가?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의 옷은 하나둘 벗겨졌다. 가면도 뜯겼다. 결국 드러난 그의 실체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괴물은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간 드러난다. 지금까지 드러난 괴물 중 단연 가장 큰 괴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되겠다. 그에 비하면 박근혜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작은 괴물로 느껴지기조차 한다.

이명박! 그는 한 때 살아있는 신화였다.

극심한 가난과 병마의 고통을 이겨내고 입사한지 11년만인 35세에 현대건설 사장이 될 정도의 신화를 창조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자서전 제목처럼 ‘신화는 없었다’. 단지 권모술수로 만들어낸 화려한 이력만 있었던 것이다.

그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증거를 대오던 이들은 말한다. 그는 절대로 대통령을 해선 안 될 악질 중에서도 극심한 악질이라고. 피도 눈물도 없는 그에게 사면은 없을 거라고. 뒷주머니 채우려고 대통령 된 사람이라고. 의리를 저버리고 배신을 일삼은 결과라고.

어쩌다 그는 전과 11범의 괴물이 되었을까?

어린 시절의 극심한 가난과 서러움이 돈에 집착하게 했을 것이다. 거기에 관료결탁, 부정수주, 속임수 공사, 토지투기, 장부조작, 용역깡패동원 등으로 부를 축적하던 70년대 건설회사 사장이었던 점도 한 몫 하겠다. 거기서 그쳤으면 좋았을 것을.

경제부흥에 대한 국민들의 갈망이 눈 가리고 귀 가려 수많은 비리의혹에도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경제대통령이라던 그는 나라의 경제를 살리는 일보다는 나라 안팎을 돌며 뒷돈 챙기는 일에만 혈안이 되었다. 결국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를 70년대로 퇴보시켜 놓았다.

뭐든 모으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수집증 환자처럼, 현재 만 76세인 그는 수십조나 되는 돈을 언제 다 쓰려고 은닉해 두었을까? 청소기처럼 우리가 낸 세금을 쏘옥 빨아들여 꼭꼭 숨겨둔 그의 인생이 불쌍하다. 국정에 보탬이 되도록 은닉재산은 모조리 환수되어야 한다.

미투 운동 덕분인지 이명박 전 대통령만큼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다양한 괴물들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이라도 드러나서 다행이다. 괴물들로 인해 상처를 받고 피해를 당해온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마녀사냥은 안 된다. 물 타기로 인해 혹여 억울한 사람이 생기면 안 되니 신중해야겠다.

이번 주는 예수가 핍박 중에 십자가에 달려 죽게 되는 고난주간으로, 교회적으로 금욕해야하는 중요한 일주일이다. 4월 1일은 불신자들도 아는 부활주일로 축제의 날이다. 왜 뜬금없이 고난주간과 부활주일 이야기를 하나 궁금할 것이다. 그가 교회 장로이기 때문이다.

일반 신도들도 기도하고 금욕하며 예수의 고난에 동행한다. 비단 이 기간뿐만이 아니다. 신앙이 어느 정도 되는 성도들은 평생을 자기 욕심을 버리고 예수의 십자가 사랑을 전하려 노력한다. 그런데 장로는 성도 중에도 머리가 아닌가! 그런 이가 그렇게 큰 욕심을 부리며 국민들을 기만했다는 것이 신자 입장에서 안타깝다.

부디 지금이라도 욕심을 버리고 겸허히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여 순순히 조사에 응했으면 한다. 그리고 죗값은 치러야 한다. 아무 흠 없이 순결한 예수도 우리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음으로 수천 년에 거쳐 십자가의 큰 사랑을 확인시켜주고 있는데, 자신이 분명히 지은 죄를 부인하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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