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대교수, 학생취업지원부처장.

또 한분의 전직 대통령이 사법 심판대에 섰다.

저번에는 국정농단 때문이었는데 이번에는 개인비리다. 특히 돈 문제다. 돈이 많을 것 같은데 돈이 없어 변호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돈이 없을 것일까 아니면 돈이 아까운 것일까? 불행한 일이다. 한 때는 국가 원수로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분 아닌가.

어쨌든 세상에 돈이 문제다.

1970년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영자가 ‘돌고 돌아 돈이다’라고 했다는데 돈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화폐다. 화폐는 4대 기능을 가지고 있다. 교환수단, 지불수단, 저장수단 그리고 가치척도 기능이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돈의 가치는 무엇일까? 돈의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그것은 금리다. 돈을 쓰는 비용이다.

우리는 흔히 금융의 흐름을 살피기 위해 환율, 주식, 채권, 유가, 금값 등을 살펴보게 된다. 3월 15일 현재 달러 환율은 1,065.40원, 주식은 코스피가 2,492.38, 채권은 국고채 1년물 1.871%, 유가는 WTI기준 1배럴당 61.190달러, 금값은 온스당 1,316달러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지표는 역시 금리로 현재 기준금리가 1.50%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017년 11월 30일 기존 기준금리를 0.25%p를 인상해 1.50%로 결정했다. 그리고 금년 2월 27일에 동결했다. 지금 금융시장은 이번 주 20일~21일에 열리는 미국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결과를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최근 동향을 고려할 때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행 1.25~1.50%에서 1.50~1.75%로 금리인상이 될 듯하다. 10년 7개월 만에 우리나라 금리보다 미국금리가 더 높아지게 된다. 이것만이 아니다. 앞으로 3~4차례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금리가 인상되면 머니무브(money move) 현상이 올 것이라고 걱정을 했다.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썰물처럼 빠져 나갈 것이라는 염려다. 이를 막기 위해 우리나라 금리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최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칼럼을 중앙일보에 기고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85%인 주식도 금리보다는 기업의 가치를 보게 될 것이고 15%인 채권도 위험분산을 위해 다변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너무 낙관적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걱정이 있다. 바로 가계부채로 작년 말 현재 1,450조에 달한다.

금리가 1%만 올라도 14조를 가계가 추가로 부담을 해야 한다. 정말 엄청난 부담이다. 2008년 미국금융위기의 근원이 됐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기억해보자. 금리인상을 견디지 못한 저신용자들의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지 않았던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연임을 하게 된다. 물론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지난 16일 그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한은의 저금리 기조 지속이 가계부채 증가의 배경이 됐다“는 의견에 대해 “우리 경제여건상 저금리 기조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의 설립목적은 물가안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다. 좋아 보인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2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물가인식은 2.5%로, 실제 물가보다 1.1%포인트 높다. 그런데 우리는 이마저도 믿지 못할 지경이다. 체감 물가와 실제 물가의 격차는 최근 더 벌어지고 있다. 생활에 밀접한 물가가 오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공개시장운영 여·수신제도 지급준비제도 등의 통화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중 공개시장운영이란 금융시장에서 국채 등 증권을 사고팔아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의 양이나 금리 수준에 영향을 미치려는 가장 대표적인 통화정책 수단이다.

국민들이 멀게 느껴지는 한국은행, 그러나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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