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수필가

6・13 지방선거를 세 달 여 앞두고 정치권이 바쁘다. 연락 없이 지내도 전혀 불편함 없던 지인들에게서 갑자기 안부전화가 걸려오고 SNS 단체 채팅방 여기저기서 초대를 받는다. 반가움에 멋모르고 응하고 보면 각 후보마다 세를 과시하기 위한 인원동원용 레이다에 걸린 것이다. 갑자기 불편해진다. 선거 때면 늘 있는 일인데도 낯설다. 그들의 열정이 부러우면서도 못마땅하다. 평소에 좀 잘하지 꼭 이럴 때만…….

선거 때는 후보도 잘해야겠지만 지지자들의 말과 행동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후보가 마음에 들어도 그를 둘러싼 이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으면 후보에 대한 신뢰감마저 떨어져 고민하게 된다. 반대로, 후보에 대해 그저 그런 마음이었다가도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썩 괜찮으면 괜히 믿음이 가기도 한다. 후보에 대해 제대로 아는 유권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대체로 지인들의 평가가 투표로 연결된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그러하니 후보는 주변에 들러붙는 하이에나 같은 기회주의자들을 조심해야겠다. 한 명이라도 아쉬워 옆에 두고 있는 건지, 특별한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자신의 표를 깎아먹는 일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일반인들 눈에는 보이는데 후보 눈에만 안 보이는 듯하여 종종 안타깝다. 그렇다고 함부로 충언도 못한다. 시기 내지 음해한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충언하는 이가 있다면 길게 볼 때 그를 옆에 두는 것이 마땅하다.

저자도 마음으로 지지하는 믿음직스러운 후보가 있다. 하지만 그의 주변이 좀 못마땅하다. 그래서 살짝 꺼려진다.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모습을 상상하면 행복한데 그로 인해 하이에나 같은 이들이 누릴 권세까지 생각하면 이맛살이 찌푸려진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마음에 드는 후보도 없다. 그래서 별 이변이 없는 한 그를 찍을 확률이 높다. 그게 오히려 화가 난다. 그걸 하이에나들이 아는 거 같아서다.

그런데, 최근 궁금해진 후보가 생겼다. 다른 이들은 선거를 앞두고 홍보와 자금 마련에 혈안이 되어 최대한 거창하게 치르는 출판기념회를, 그는 돌연 취소했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표면상으로는 화랑유원지 봉안시설 유치 발표로 인한 안산시민의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자신을 알리는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이유다. 진의야 어찌 되었든 멋지다.

필자는 그를 잘 모른다.

개인적인 친분이 없을뿐더러 가까이서 본 적도 거의 없다. 그러나 행사장 내빈으로 온 그에게서 몇 가지 눈에 띄는 행동을 발견한 기억은 있다. 그 중 하나는 인사말 순서 때 함께 온 동료들을 모두 불러 짧게라도 함께 인사하던 것이다. 자신의 시간을 줄여 동료들에게 할애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한 가지 행동을 통해 여러 가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 행동이었다. 이번 출판기념회 취소 건도 어찌되었든 그의 긍정적 이미지에 도움을 더했다.

안산이라는 지역 울타리 안에서 정치 후보를 스스로 궁금해 한 경험은 없다. 가만히 있어도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소문이 들려오니 궁금해 할 필요를 못 느낀다. 그런데 소문은 대체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크게, 빨리, 멀리 번진다. 그래서 정치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이 늘 부정적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착각하지 마시라. 자신을 지지해서라기보다는 개중에 낫다고 생각되어 찍는 경우가 허다하니 말이다. 정치하는 이들이 깊이 생각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어느 날 멋진 후보가 나타나면 모두 초토화 될 수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도긴개긴’이라 답답함이 밀려오는 중에 궁금한 후보가 생긴 것이다.

그에 대해 사람들은 말한다. 겸손한 강단이 있다고, 젊고도 단단한 정치경력을 가졌다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고, 안산에서 나고 자라 완전한 안산사람인 그가 우리가 그리던 멋진 후보가 되어 대체적 난국에 처한 안산을 구해줄지 아닌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자기관리 잘하는 그가 될 성 부른 나무로서의 기본이 되는 떡잎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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