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家)이라는 한자는 집 면(宀)과 돼지(豕)가 합쳐진 말이다. 즉 집 안에 가축을 기르는 것을 의미한다.

고대 초기 생활 형태였던 유목생활과 달리 정착을 전제로 하는 농경사회에서는 가축을 길러 가계(家計)를 꾸렸던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계(家計)의 사전적 의미는 한 집안 살림의 손질과 지출의 상태라고 할 수 있어 수요와 공급의 상호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자원, 목표, 가치관을 공유하는 가족원을 구성하여 자원의 배분활동 및 소비활동을 하는 경제 주체라고 할 수 있다.

방금 언급한 경제(經濟)를 한자로 풀이할 때, 우선 경(經)이란 원래 베틀의 세로 실인 ‘날실’의 의미를 갖고 있어 지구상에서 위치를 표시하는 좌표 중 하나인 경도(經度)라는 용어에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경(經)이란 ‘다스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제(濟)란 ‘건너다’라는 의미도 있지만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구해주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구제할 제(濟)로 쓰였다. 즉 경제(經濟)란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준 말로써 ‘세상을 다스리고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구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동양사상에서의 경제는 국가를 통치하는 것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양에서의 경제(Economy)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로 Oikonomia인데 이는 집을 의미하는 oikos와 관습이나 법을 의미하는 nomos의 합성어이다. 이는 기원전 400년경 크세노폰(Xenophon)이 저술한 Oikonomikos에서 유래하였는데 가정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효율적인 운영방식과 윤리를 덕목으로 한 정치학의 하부체계였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해 영어 Economist는 16세기 후반까지 ‘가정관리인’을 의미하였고 경제라는 용어 또한 17세기에 되어서야 비로소 강력한 국가를 관리하는 함에 있어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동, 서양을 망라하여 경제라는 용어는 국가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밀접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서두에 언급한 집(家)과 세상(世上)이 서로 깊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漢字成語가 집안을 잘 다스림으로 나라를 잘 다스리고 온 세상을 편안하게 한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이다.

이는 스코틀랜드의 정치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국부론(國富論)과 도덕감정론(道德感情論)에서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의 정(正)의 효과와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즉 ‘개인의 이익추구가 사회전체의 이익을 낳는다’는 표면적 의미보다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이 잘 작동되려면 눈에 잘 띄지 않는 개개의 가정들이 잘 작동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이면적 의미에 더 많은 무게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PROFILE

- 경영학박사

- 사회복지사 1급, 노인요양보호사1급

- 은퇴설계전문가(AR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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