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사관학교 서정훈 원장

서정훈 스피치사관학교 원장.

“질문으로 승부하라. 오늘 교육의 주제입니다. 따라해 보시겠습니다. ‘질문으로 승부하라’”

서정훈 스피치사관학교 원장이 최근 입사한 부동산 회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했다. 직원들의 반응이 뜨겁다. 10여년째 강의를 해오고 있는 서원장의 강의이니 직원들의 눈빛에 생기가 돈다.

 선거에 뛰어들어 좌절을 맛본 앵커스피치로 인생 승부

사람들에게 스피치를 잘 하는 법을 알려주면 그 분들 삶이 더 빛나

서정훈 원장은 기자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하고 인천방송과 한빛방송에서 만 10년간 앵커로 근무하다 만 38살에 경기도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12년 전 일이다. 지역정치인들을 인터뷰하고 취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안산과 인천의 정치인들을 비교하게 되었다.

95년 초대 민선 인천시장이 최근 작고한 고 최기선 시장이다. 인천시민장으로 영결식이 거행되었다. 영결식장에는 정당을 떠난 추모객들로 가득한 가운데 인천의 비전을 만들어 낸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들이 드러났다. 2002년 가을, 안산에 와보니 시장들마다 옥살이를 했고 안산에 성공스토리가 없는 것을 보고 지역 정치인의 수준이 도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도의원 출마를 결심했다. 지금은 “그 때 그 생각이 얼마나 큰 자만이었는지,,, ”라며 웃는다.

서울과 인천, 경기에서 광역의원을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한 정당의 후보였으니 서 원장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낙선의 아픔을 벗어나기도 전에 부인이 중병으로 투병생활에 들어갔고, 부인 간병과 갓난아이였던 아들을 혼자 돌보아야 하는 과정에서 정치활동을 접어야 했다.

가정주부이자 가장으로서 ‘무엇을 하며 먹고살까?’를 고민하다 시작한 일이 스피치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과 재능을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일이 되겠다는 생각에서다. 행사장 취재를 가서 인사말이나 축사를 하는 사람들이 상황에 어울리지도 않는 말로 참석자들을 지겹게 만들어버리는 것을 보면서, 대담자로 스튜디오에 모신 분이 너무 긴장해 말을 버벅거려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놓쳐버리는 것을 경험하면서, 모임에서 너무 긴장해 자신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스피치를 잘 하는 법을 알려주면 그 분들의 삶이 더 빛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처음 시작할 때는 방학 동안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나운서 과정을 열었다. 수입이 짭짤했다. 이렇게만 운영한다면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될 것 같았다.

그러나 개학을 하고 난 학부모들의 관심은 자녀들을 일반학원에 보내는 것이 먼저였다. 수강생 모집이 안되자 서 원장은 생각을 바꿨다.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방학 동안에 수업을 하기로 하고 평상시에는 성인들을 위한 과정을 열었다. 정원을 많이 잡을 수 없었다. 스피치 교육의 특성이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많은 수의 정원으로는 수업이 불가능하다. 그렇게 시작한 스피치사관학교가 이제 6년째이다. 서정훈 원장을 통해 스피치를 배운 사람이 어림잡아 성인만 200여명. 학생들까지 5백여 명에 이른다.

서원장은 중학교 2학년이 된 아들 하나가 있다. “학원 가라”는 말, “공부 하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되는 말, 사랑한다는 말을 해줄 뿐이다. 즐겁게 보내야 할 학창시절을 공부하느라 즐기지 못하며 보내지 않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그런데 강조하는 것이 딱 두 가지 있다. “신앙생활을 게을리 하지 말 것과 말을 잘해야 한다”며 말의 중요성과 신앙생활을 강조한다. 그게 리더가 갖춰야 할 기본 자격 중 하나라고 믿기 때문이다.

서정훈 원장은 내성적인 성격을 극복하고자 스스로 노력해 말 잘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내성적인 성격이 아니었다면 체계적인 스피치 훈련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 때 안산에서 서 원장은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 사회부터 행사사회자 단골 MC로 유명세를 탔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스피치는 타고난 능력 보다 훈련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원장은 사회자 수고비를 많이 받지 않는다. 어려운 사람들이나 단체의 행사나 가치 있는 행사 사회는 무료로 봉사한다. 교육비도 차등으로 받는다. 스피치를 잘하고 싶은데 형편이 넉넉지 않은 분들에게는 상담을 통해 조정해준다. 그래서 서 원장은 사업해서는 안 된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서원장의 매력이다.

서원장이 스피치사관학교를 운영하면서 행복할 때가 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떨리지 않아요”라며 제자들이 교육의 효과를 말해줄 때다. 자신의 재능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서정훈 원장이 안산에 살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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