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시설은 혐오시설이다.

416안전공원 내 지하에 추모시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반대가 심하다. 추모시설을 굳이 일제의 잔존 용어라 이제는 사용하지도 않는 ‘납골당’이라고 의도적으로 부르며 화랑유원지 내 ‘혐오시설 절대 불가’를 외친다.

그러나 이제 추모공간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다. 안산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416안전공원은 어느 일방에 의한, 일방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못난 어른들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하늘로 간 아이들을 기억하고, 더 이상 이 땅에서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희망의 공간’이다.

미국은 911 테러로 무너진 자리인 도심 한복판에 동판과 연못으로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공간을 조성하였다. 그 결과 매일 2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고 있는 뉴욕관광의 최고 명소가 되었다. 연못 아래 지하에는 이를 구했던 소방관들의 물품, 당시 상황을 알리는 전시관, 희생자들의 봉안시설이 있다. 누구 하나 ‘혐오스럽다’고 말하지 않는다.

춘천 죽림동 주교좌성당은 아파트, 상가 등이 있는 마을 중앙에 위치해 있다. 이 성당의 뜰에는 6.25당시 희생당한 교우와 순교자들을 위한 봉안시설이 함께 하고 있다. 생명과 죽음의 소중함, 지역사회 주민의 삶을 함께 살피는 이 성당을 혐오하는 사람을 단 한명도 없다. 오히려 성당의 교우가 수천 명에 이른다.

화랑유원지를 시민들에게 돌려 달라!

416안전공원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화랑유원지를 시민들에게 돌려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416안전공원은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과 유리된 곳이 아니다. 416안전공원은 유가족 ‘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안산 시민들의 삶과 쉼이 담긴 시민 친화적 공간이다.

416안전공원은 자연 친화적인 숲의 형태로, 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전시관과 청소년 문화 공간, 카페와 같은 휴식 공간이 될 것이다. 416안전공원은 “안산이 품고, 대한민국이 기억하고, 세계가 찾는 명소”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세계인들이 찾는 관광명소, 아이들과 함께 즐겨 찾는 산 교육장이 되어 지역경제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언제까지 세월호 타령이냐!

'언제까지 세월호 타령이냐'라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다. 그렇다. 이제 세월호의 아픔은 희망으로, 세월호의 과거는 미래로 가야한다. 아니 이 지역에서 발생한 '참사'가 단지 참사로 머물지 않고 우리 지역의 새로운 '꿈'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매듭질 일들이 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위한 대책이다. 그러나 지난 정부는 그리 하지 않았다. 박근혜정부 시절 어렵게 구성된 1기 특조위는 조사는 불구하고 은폐, 심지어 조작하기에 급급했다.

지금 그 진상이 밝혀지고 있고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도 이루어지고 있다. 진상규명도 네델란드에서 선체 모형을 만들어 실험을 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제 세월호 추모공원을 만들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첫걸음을 내딛어야한다. 또 다시 '가만 있으라!'해서는 안 된다. 가만히 있어서는 희망도 미래도 꿈도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힘을 모아 416추모공원을 세계적인 명품공원으로 잘 마무리 하자. 우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내 주장을 절제하고 세월호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에 힘을 보태자. 지금이야말로 위대한 안산시민들의 공동체 정신이 살아 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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