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권교수.

제천에 이어 이제 밀양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다. 정부의 대처가 애처롭다.   지난 26일 오전 7시 35분에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37명의 아까운 생명이 희생되고 사상자는 188명에 이른다. 화재가 발생한다. 소방차가 신속히 도착한다. 인명피해는 막지 못한다.

행정자치부 장관이 달려온다. 소방본부장은 배석한다. 뒤이어 총리가 도착한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방문해 위로를 한다. 매번 대통령이 어김없이 방문하고 사과를 하는 이유는 세월호 학습효과인 듯하다.   그러나 정말 알 수 없다.

한번 사고가 터지면 비슷한 유형의 사고방지를 위해 전수조사를 하여 화재예방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하지 않을까. 전국병원을 일제조사를 하고 스프링클러설치가 관련 법상 의무조항이 아니더라도 설치를 하도록 행정지도를 할 일이다. 사고가 나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니 병원도 그리 할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현장방문도 중요하지만 관련 법규를 검토하여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입법 활동을 해야 한다.

역사는 반복한다고 했던가. 안전 불감증이라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을 하지 못해 지금 반복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또 다른 걱정을 낳고 있다. 지난해 2017년이 우리나라 외환위기 30주년이었다면 이제 2018년은 미국금융위기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금융위기는 재해와는 달리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큰 재앙을 불러온다.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가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리먼 브라더스는 1850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글로벌 투자은행(IB, Investment Bank)으로 골드만삭스, 모건 스탠리, 메릴린치사 다음으로 크다. 파산의 원인은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붕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저금리 상황과 주택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금융회사들은 주택담보대출비율을 90% 정도까지 늘리며 경쟁했다. 2004년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결국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금리가 인상되자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사용하는 저소득층들은 이자 부담에 시달리게 됐다. 2007년에는 연체율이 16%를 넘자 금융회사들은 자금난에 빠져 그해 4월 ‘뉴센트리파이넨셜’이 파산하고 이어 8월에는 아메리칸 홈모기지 인베스트먼트가 파산 절차를 진행했다. 이어 AIG, CAN파이낸셜, HSBC 은행 등이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됐다. 흔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 부른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기업과 중소은행의 파산과 손실로 이어졌고 세계로 확산해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러왔다. ‘2007-2008 세계 금융 위기(Financial Crisis of 2007–2008)’라 부른다.

그 당시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비슷하지 않은가? 저금리 정책으로 부동산값은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다. 미국금리 인상의 여파로 이제 저금리 정책을 마감하고 금리상승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 민간부채가 급증하고 있고 금리는 오르고 있다.

1636년 네덜란드 튤립버블, 1720년 프랑스 미시시피회사 주식 버블, 1720년 영국 남해회사 주식버블, 1927~1929년 미국대공황시기의 주식버블, 1970년대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 여신급증, 1985년~1989년 일본 부동산 및 주식버블, 1985년 ~ 1989년 북유럽 3개국 부동산 및 주식버블, 1992년 ~ 1997년 동남아 부동산 및 주식버블, 1990년 ~ 1993년 멕시코에 대한 외국인투자 급증, 1995년 ~ 2000년 미국 나스닥 주식버블. 찰스 P 킨들버거가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에서 나열한 10대 금융위기다. 대체로 부동산 및 주식버블이 문제다.

또 다른 금융위기가 온다고 상상하기도 싫다. 그 때는 대통령, 총리, 장관이 나서도 너무 늦다.

훈훈한 사무실에서 쾌적한 책상과 소파에서 추위를 잘 모른다. 현장을 살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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