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2권 낸 본오초 권태주 교장
26년째 일본 학교와 특별한 인연, '꿈'의 가치 교육 앞장

본오초 권태주 교장.

“늦깎이 하얀 접시꽃 담장마다 피는 태안군 소원면 파도 소리 가까운 마을…아이들과 함께 걸어갔던 파도리 서쪽 땅끝 바닷바람 마시며 바다보다 더 큰 꿈을 펼쳐보라던 나의 말 그 아이들 지금도 기억할까?”

‘그리운 것들은 모두 한 방향만 바라보고 있다’는 시집에 담긴 ‘그 아이들’이란 시중 일부다. 시의 제목과 내용 중 그리움에서 볼 수 있듯이 저자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다. 시를 너무 좋아해 문득 문득 쪽지에 적는 습관이 책으로 탄생했고,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7년 11월20일에는 ‘한반도 문학상’도 수상했다. 상패에는 뚜렷이 시인이라고 직업이 기재돼 있지만 사실 이 시집을 쓴 이의 직업은 초등학교 교장이다.

현재 본오초등학교 교정을 지키며 학생들에게 꿈을 항상 가지라고 강조하는 권태주 교장은 시상이 떠오를 때마다 시를 쓰고 있다. 언뜻 취미로 끄적이는 수준으로 보이지만 문학계에선 벌써 시집 2권을 낸 감수성 풍부한 엄연한 시인으로 불린다.

1963년생으로 충남 안면도에서 태어난 그는 총각 선생으로 5학년 임시교사를 했던 기억을 시로 표현해 ‘그 아이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제 시집의 제목처럼 시를 쓰는 이유가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비가 그리우면 해바라기들이 비를 맞으려 위로 고개를 쳐드는 것처럼 그리움이 밀려오면 詩가 제겐 비가 되는 거겠죠.”

권태주 시인이 시인이 된 계기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대에 가고 시를 공부하던 대학시절에 부속초등학교 교사였던 나태주 시인을 만남이었다. 이후 문학적 감수성에 불이 붙었던 당시 보문산 자락에 있던 박용래 시인의 시비를 탐방하고, 부여의 신동엽 시인의 생가를 방문해 ‘금강’을 일고 난 후 시인이 되기로 다짐했다.

교육자인 본업에 충실하고자 노력하지만 시인이 감수성은 학교에서도 곧잘 나온다. 현재 본오초등학교 학생들은 인사를 할 때 자신의 꿈을 말하는 ‘꿈 인사’를 선보이고 있다. “나는 나중에 000이 되겠습니다.”하고 말이다.

“저는 지덕체를 강조하는 일반적 교육보다 친구와 함께 성장하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 중에 학생들이 꿈을 갖는 것과 관련한 교육을 가장 중요시 합니다. 꿈 인사도 그런 맥락입니다.”

'육상부 창단과 성호 콘텐츠 사업 등 새로운 도전 시도'

함께 성장하는 교육은 체육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본오초는 2016년 12월 14일 ‘본오초 육상부’도 창단하면서 안산시 체육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기도 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 ‘2017 안산교육장배 육상대회 여자부 종합 3위’라는 결과물도 만들었고, 이러한 땀방울을 전해들은 여러 기관들은 다양한 지원으로 아이들의 꿈을 응원 중이다.

본오초등학교 학생들이 일본자매교류 학교를 방문.

현재 주변에서 본오초등학교 가장 부러움을 사는 것 중 하나는 일본 치바현 도가네시 토키가네 소학교와의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교류 프로그램이다. 본오초 학생들은 지난해 10월31일~11월3일 3박 4일 간 학생 20명을 인솔해 일본 학교를 방문했다. 벌써 26년째 이어가고 있는 소중한 인연이다.

“방문 2일차였는데 전교생이 교사들과 강당에 집결해 있었어요. 우리들을 환영하는 행사를 열어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특히 일본학생들이 우리를 배려하려고 부채춤을 공연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날 받은 사려 깊은 대접을 본오초 학생들은 태권무와 걸 그룹(트와이스) 댄스로 화답했다. 새로운 선물에 일본 학생들은 박수를 연신 터뜨렸고, 춤을 선보인 학생들은 당연히 인기 짱이었다. 그곳에서의 한일감정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26년째 일본 학생들과의 교류를 권태주 교장은 이렇게 평가했다.

“어린 시절부터 국제교류를 통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심을 기르면 틀림보다 다름을 이해하는 방식을 스스로 알게 되겠죠. 이것이 26년째 본오초가 해외교류에 나서는 이유랍니다.”

최근에 권태주 교장은 성호 이익의 학문적 가치와 업적을 역사소설로 출간하기 위한 ‘성호문학 역사소설화 콘텐츠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콘텐츠 사업으로 경기도와 안산의 문화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4차 산업과의 접목을 통해 학생들에게 꿈의 무대를 선물하기 위해서다.

시인이 감수성을 품고 육상부 창단이란 도전까지 서슴지 않는 권태주 교장은 오늘도 아이들로부터 꿈 인사를 받고 있다.

“육상부와 詩, 문화교류와 성호이익 콘텐츠 사업까지. 그 모든 것이 한 방향으로 바라보는 것은 바로 꿈입니다. 제 교육적 가치관도 학생들이 꿈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본오초등학교 학생들은 그래서 모두 꿈이 있습니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